현대카드·캐피탈의 ‘신나는 교실’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무대 위에 오른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동요를 부르고 타악기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한다. 장난기가 가득한 남자 아이들은 무대 위에서 뛰어내리고 마이크를 가지고 장난도 친다. 4개월 전에 처음 오카리나를 알았다는 건이는 능숙하게 연주하며 많은 박수를 받는다. 여느 연말 학예회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학예회가 열린 곳은 바로 ‘국립암센터’다. 그리고 무대에 오른 아이들이 다른 점은 일반학교가 아닌 병원학교 학생들이라는 것뿐이다. 여섯 살배기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5학년생까지 무대에 선 13명의 아이들은 국립암센터에서 소아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지난해 완치한 아이들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국립암센터 병원학교에 재학 중인 유치부와 초등부 환아들로 2011년 12월 20일 아트 케어 프로그램 ‘신나는 교실’ 수료를 맞아 발표회를 가졌다. 항암 치료로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어려운 소아암 환아들은 일반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을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병원 내에 ‘병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카드·캐피탈과 한국예술종합학교는 2011년 2학기 동안 국립암센터 병원학교에서 소아암 환아들을 대상으로 예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아트 케어 프로그램 ‘신나는 교실’을 운영했다.

‘신나는 교실’은 현대카드·캐피탈이 장기간 치료에 따른 환아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치유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함께 준비한 재능 기부 프로그램이다.

‘신나는 교실’은 예술을 매개로 한 정서적 치유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잠재해 있는 예술적 재능과 흥미를 일깨워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나는 교실’의 커리큘럼은 국내 최고의 예술 교육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이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미술·음악·연극 등 예술 분야 3개 과목에 대해 주 2회, 과목별 10회씩 총 30회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병원 강당에 울려 퍼진 천사의 하모니
2011년 처음 시작한 아트 케어 프로그램 ‘신나는 교실’은 8월 31일 개강해 12월 21일까지 진행됐으며 매 수업마다 10여 명의 환아들이 꾸준히 참여하는 등 환아 및 부모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 의지 속에 수업이 진행됐다. 병원학교에서 한 수업에 1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학예 발표회에서는 감동스러운 장면도 연출됐다. 아이들이 아트 케어 프로그램 ‘신나는 교실’ 미술 수업 시간에 만든 소품을 자선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자선 판매 수익금을 현장에서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관계자를 통해 또 다른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달했다.

한편 현대카드·캐피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협의해 프로그램 제공 대상 확대, 커리큘럼 추가 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2년에는 병원학교의 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과정 적용이 가능하도록 기존 한 개 과정을 아트 케어 프로그램 표준 과정 I·II, 특별 과정, 찾아가는 아트 케어 프로그램 등 3개 커리큘럼으로 세분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규 및 특별과정 수혜 대상 병원학교 수도 연간 3~4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