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 손만두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야외의 정취를 한적하게 즐기기에 좋은 부암동에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만두 전문점이 있다. 세검정에서 북악 스카이웨이로 넘어가는 자하문 사거리에 자리한 ‘자하 손만두’가 그곳이다. 십수 년 전, 박혜경 대표가 올케와 함께 만두를 빚어 팔기 시작하면서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집을 조금씩 개조해 확장했고 이제는 백화점에까지 입점한, 성공한 만둣집이다.
[맛집] 뒷맛 깔끔한 손만두의 매력
전통 한국식 만두에 현대적인 멋과 다양한 재료들을 가미한 손만두를 정갈하게 빚어낸다. 노란색은 당근즙, 초록색은 시금치즙, 분홍색은 비트즙으로 우리 밀을 반죽해 부엌 옆 ‘만두방’에서 보통 5명이 하루 종일 만두를 빚는다. 담백한 양념의 북쪽 음식과 양념이 강한 남쪽 음식의 중간 맛인 서울 음식의 특징을 만두 속에 곱게 채운다.

여름 만두인 ‘물에 뜬 조각 같은 모양’이라는 뜻의 편수는 여름철 외에는 정사각형의 만두피에 오이·쇠고기·표고버섯 등의 만두소를 넣고 네 귀를 서로 붙여서 쪄 낸다. 풋풋한 향의 살캉살캉 씹히는 오이·버섯·쇠고기의 쫄깃함이 잘 어우러진다. 찐만두는 쇠고기·돼지고기·당면·배추로 속을 채워 찐 만두로 쫄깃한 고기와 부드러운 당면, 아작거리는 배추와의 식감이 잘 살아 어우러진다.

숙성된 김장김치와 쇠고기·돼지고기를 넣은 김치만두는 김치가 칼칼해 깔끔한 뒷맛이 매력적이다. 표고버섯·오이·숙주·두부 등의 계절 채소로 만든 소만두는 육류를 넣지 않기 때문에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만두다. 모둠 만두는 소만두·김치만두·찐만두·편수를 각각 두 개씩 담아내는데 네 종류의 만두를 골고루 즐기려고 할 때 아주 좋은 메뉴다.

새해에 집안에 재물이 넘쳐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먹었다는 조랭이떡과 삼색 만두로 끓이는 떡만둣국은 담백한 양지머리 육수에다 큼직한 만두 위에 양지머리 고명을 수북이 올려 내는데 과하지 않은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육수가 담백해 뒷맛이 깔끔한 만두전골은 자하 손만두의 인기 메뉴다.

귀엽고 앙증맞은 3색 손만두를 푸짐한 양의 수육·조랭이떡·팽이버섯·배춧잎 등 각종 야채와 함께 끓이는데 끓일수록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우러나온다. 국수·만두·떡을 추가하면 더욱 푸짐한 만두전골을 즐길 수 있고 얼큰한 맛을 원하면 김치만두전골도 좋다. 만두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만두의 재발견’이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 그곳은 바로 ‘자하 손만두’다.
[맛집] 뒷맛 깔끔한 손만두의 매력
영업시간:11:00?21:30. 명절 휴무

메뉴:편수 1만 원, 찐만두 1만 원, 김치만두 1만 원, 소만두 1000원부터. 만둣국 1만1000원, 만두전골 3만7000~4만9000원

위치: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45-2

문의:(02)379-2648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