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과 혼동해 방심하는 경우 많아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수술 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질환으로 ‘백내장’이 꼽혔다. 백내장은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투명한 수정체가 서서히 혼탁해져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여러 개로 겹쳐 보여 시력 장애를 일으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노인성 질환이다.

안경을 쓰던 사람이 안경을 쓰지 않아도 잘 보이거나 밝은 곳에서 시력이 떨어지는 반면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인다면 백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시력 감퇴와 함께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면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수 있다.

흔히 백내장은 노안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노안은 우리 눈의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초점이 잘 안 맞춰져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고 가까운 것은 잘 안 보이는 상태다. 반면 백내장은 수정체 자체가 투명성을 잃는 것으로 물체를 볼 때 안개 낀 듯이 흐리게 보이거나 유리에 성에가 낀 듯이 뿌옇게 보인다고 하면 백내장일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노안은 50대 이후 급격히 심해지고 백내장은 이때부터 서서히 진행된다. 그래서 눈이 뿌옇고 흐릿한 증상이 노안 증상인지, 백내장 증상인지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이처럼 노안과 백내장의 발생이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백내장이 온 줄 모르고 노안이 심해졌다고만 생각한다.
노안 심해진 줄 알았는데, 백내장?
하지만 돋보기를 써도 뿌옇고 잘 안 보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제노안연구소에서 노안 수술을 받은 환자 329명을 조사한 결과 80.9%(266명)가 백내장을 동시에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찾아온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과거에는 백내장 초·중기라면 말기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술을 받았는데, 그 기간 동안 백내장과 노안을 그냥 방치한 채 답답함과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 기술력의 발달로 수술 한 번으로 백내장과 노안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로 백내장과 노안이 발생한 수정체를 특수 렌즈로 교체함으로써 뿌옇고 흐릿해 보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반영구적으로 해결한 것. 이 수술은 기존의 백내장 수술 방식과 유사하지만 삽입하는 특수 렌즈가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 원거리와 근거리 모두 잘 보이도록 설계돼 있어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노안과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다. 최근 노인 인구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술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백내장은 자외선이 주원인인 만큼 무엇보다 선글라스 착용이 필수다.

대부분의 중년들은 선글라스를 패션 아이콘으로만 생각해 착용을 꺼리는데 선글라스는 외출 시 사용해야 하는 필수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단순한 멋내기용이 아니다. 또한 우리의 눈은 40세가 넘으면 노화가 시작되므로 1년에 1번 정도는 안과 검진을 통해 질병을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영순 국제노안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