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찰에 따르면 재력가로 알려진 A(72)씨는 지난 3월 경기도 광주시내 한 식당에서 이모(44ㆍ여)씨를 만났다. 기원에서 알게 된 또 다른 이모(53)씨가 소개했다.
A씨는 미모의 이씨에게 마음을 빼앗겨 함께 골프를 치고 성관계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중 이씨의 권유로 도박에 손을 댔다. 1점에 1만 원짜리 속칭 '고스톱' 도박을 했다.
고스톱에 쓰인 화투는 미리 조작된 일명 '탄 카드'였고 이씨와 같은 일당까지 도박판에 끼어 있어 이씨는 돈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씨 일행은 딴 돈은 밖으로 빼돌렸다가 도박자금이 떨어진 A씨에게 다시 빌려줬다. A씨는 하루에 무려 9천만원을 잃었다. 이후에도 A씨는 4차례나 도박을 더 해 총 5억3천여만원을 뜯겼다.
사기도박단에는 이씨와 같은 유인책인 30대 여성이 한 명 더 있었으며 이 여성은 40대 남성을 담당했다. 이외에도 전국을 무대로 재력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모집책, 도박자금을 배달하는 속칭 '꽁지', 탄 카드를 사용하는 속칭 '선수' 등이 끼어 있었다.
이들은 2006년 6월부터 최근까지 A씨를 포함한 돈 많은 40~70대 남성 5명을 상대로 17회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사기도박판을 벌여 10억여원을 챙겼다.
양주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총책 김씨와 유인책 이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모집책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최모(54)씨 등 속칭 '선수' 3명을 쫓고 있다.
박원식 수사과장은 "이들은 피해자들이 전혀 의심할 수 없도록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유치장에 들어와서도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공범에게 메모지를 전달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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