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투자하기 전 이 점만은 체크하라

주택 시장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 시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주거용 부동산에서 매월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점차 투자 패턴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상가 투자에 앞서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항은 주변 임대료 수준과 해당 상권이 꾸준히 성장하느냐다. 상가 시장 회복 시기는 내수 경기 회복기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부동산 경기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서 투자하는 게 안전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기 불안 요소, 금리 불안, 인터넷 등 오픈 마켓 시장과의 경쟁,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지원에 대한 금융권의 수동적 움직임, 불규칙한 창업 수요 움직임 같은 위험 요소도 사전에 살펴봐야 한다. 게다가 최근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상가의 공실률과 매출 하락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상가 투자에 나서기 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별 분양’ 같은 미끼 피해야
주변 임대료 ‘체크’…상권 성장성‘확인’
“연수익률이 10%는 나온다고 해서 믿고 투자했는데, 2%도 안 나와 대출이자 내기도 힘들어요.”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상가 투자에 나섰다가 성공보다 실패했던 사람들을 생각보다 많이 접하곤 한다. 고객들의 상담 문의는 꾸준하지만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이도 많지 않다. 실제로 고객들과 상담을 진행하면 ‘월세 받아 편하게 생활해 볼까’, 혹은 막연하게 ‘임대가 되겠거니’ 하고 상가를 분양받았다가 돈이 묶인 사람이 부지기수다.

‘유동인구가 많다’는 등의 문구가 포함된 허위 상가 분양 광고를 했더라도 계약을 마친 상태라면 분양 주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얼마 전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피해를 본 계약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는 뜻이다.

창업을 목표로 하는 실수요자들도 본인의 잘못된 상가 위치 선정으로 단기간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길거리에 나앉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통상 업체 측에선 “상가는 상권이 안정돼야 결국 빛을 발한다”며 장기 투자를 역설하기도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기존 매물보다 신규 상가를 분양받는 것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분양 상가 투자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위험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은 수익은커녕 투자한 돈까지 날릴 수 있기 때문에 물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점검과 물건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앞으로 어떻게 될지 등의 미래 상권 흐름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상가 분양의 대표적인 수법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지분을 특별 분양한다”며 특정 호수를 지목해 주는 것이다. 또 “현재 90% 정도가 분양된 상태라 조금 있으면 분양받을 수 없다”고 해서 서둘러 계약하고 보니 실제 계약률이 20%도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개발비라고 해서 계좌당 계약금과 별도로 지불해야 계약이 성사된다며 별도의 개발비를 받는 업체도 수두룩하다.

대개 직원 수가 10명이 채 안 되는 조그만 시행사들이 1군 업체인 삼성건설·현대건설·롯데건설 등의 시공사 브랜드를 이용해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난무하는 곳도 있다. 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명함도 시공사 유명 브랜드 명함이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들은 쉽사리 이들의 말을 믿는 경향이 있다. 통상 시공사는 건축비만 받고 도급 공사를 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아무리 우리나라 대표 그룹 계열사인 건설사를 찾아가 애원해도 피해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상가 시장의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위험 요인이 비교적 적은 주거 단지를 배후에 두고 있어 안정적인 ‘생활 밀착형 상가’에 관심이 쏠리는 게 대표적이다. 인기를 끌었던 성남 판교신도시의 동시 분양 근린상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 수익률을 보장하는 임차인이 확보된 상가 등이다. 최근 대도시 중심가의 대형 복합 상가는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기업의 참여로 쇼핑과 외식·업무·의료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몰링형 상가’로 변신을 꾀하면서 각광 받고 있다.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 텅빈 상가
/김병언 기자 misaeon@ 20110520..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 텅빈 상가 /김병언 기자 misaeon@ 20110520..
신규 분양은 시행사 안정성이 중요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 등 생활 밀착형 상가는 주거 단지를 바탕으로 자리 잡아 일정한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금이 대형 복합 상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용면적 활용성도 우수하다. 또한 수요가 전체 상가에 따른 것보다 독립 점포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기 때문에 노력하기에 따라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다.

여러 상가 중 선임대 상가나 임대 수익률 보장 상가, 미분양 할인 상가, 경매·급매물 상가 등은 꾸준히 매수세가 형성될 전망이다. 반면 인기·비인기 지역에 대한 선호도 차이가 지역별·상품별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신규 분양은 등기 분양과 임대 분양으로 나뉜다. 등기 분양은 상가의 한 매장을 자신의 소유로 구입하는 것이며, 임대 분양은 점포 사용권을 얻는 것이다.

등기 분양은 초기 구입 비용이 부담이지만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장사만 잘된다면 자산 가치 증식 면에서도 유리하다. 또한 개별 등기가 나오므로 시행사가 부도나더라도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상가 관리는 임대 분양과 같이 시행사의 전문적인 마케팅과 업종 구성 전략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즉 향후 장사가 잘되지 않으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임대 분양은 오랫동안 장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시행사가 부도나면 투자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에 든든한 시행사와 시공사인지 추가로 체크해야 한다. 등기 분양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근린상가에, 임대 분양은 주로 테마 상가나 복합 상가, 쇼핑몰 등이 일반적이다.

상가는 대지 지분이 아주 작기 때문에 시행사가 완공 전 부도나면 투자 원금을 찾을 방법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믿을 만한 건설사가 시공하는 상가를 분양받거나 상가 건물을 여러 번 분양한 경험이 있는 시행사를 선택하는 길이다. 임대 분양에서 상가 활성화의 여부는 시행사의 능력에 달려 있다.

끝으로 동대문, 신촌 민자 역사 같은 테마 상가나 쇼핑몰은 과도한 상가 개발비를 주지 않도록 잘 따져봐야 한다. 상가 매도나 계약 해지 시 반환 여부도 사전에 알아봐야 한다. 상가 개발비는 분양 대금 외에 시행사가 인테리어비나 홍보비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준 분양 대금을 말한다. 몇몇 상가들이 과도한 상가 개발비를 받은 후 사용처를 밝히지 않고 관행적으로 반환하지도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2003년 굿모닝시티 사건 이후 사기 분양의 폐단을 사전에 막기 위해 분양 절차를 강화한 상가 후분양제가 2005년 4월 23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상가를 고를 때 우선 이름을 자주 바꾸는 상가는 주의해야 한다. 현장 조건의 변화는 거의 없으면서 사업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름만 바꾸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