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


스마트스터디는 교육과 게임을 결합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의 에듀테인먼트 방식과는 다르다고 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에듀테인먼트는 게임을 교육으로 포장한 것이다.

‘고통스러운 공부의 과정에 게임의 요소를 도입해 조금이나마 재미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창업자들의 살아온 스토리와 백그라운드에 기초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들은 재미보다 성취감을 더 강조한다. 그래서 펀스터디가 아니라 스마트스터디다.

스마트스터디 창업자들의 공통점은 그전에 게임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는 것이다.
게임의 성공 요소를 교육에 접목하다
김민석 대표는 연세대에 정보특기자로 2000년에 입학했다. 화학공학을 전공으로 한 그는 정보특기자로 입학한 사람답게 2001년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넥슨에서 일했다. 그리고 그는 여기서 스마트스터디의 창업자로 함께하게 되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넥슨에서 5년 가까이 있었던 그는 병역 특례를 마치고 2005년 학교로 돌아와 학부과정을 끝냈다. 그리고 2007년 NHN으로 자리를 옮겨 한게임 분야에서 일을 했다.



게임 업계 출신 두 명이 교육에 투신하다

NHN에서 김 대표는 계속 게임을 개발했던 그동안의 경력과 다른 일을 했다. 퍼블리싱 사업부에서 일하면서 그는 게임의 다른 세계에 눈을 떴다. 2009년에는 삼성출판사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과 사업 개발, 퍼블리싱까지 다양한 일을 소화해 낸다. 그로서는 일종의 경영 수업을 받은 셈이다.

공동 창업자인 박현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공교롭게도 똑같이 연세대 정보특기자 출신이다. 김 대표와 00학번 동기인 그는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NHN의 초창기 멤버 중 한 명인 그는 2007년 엔플루토라는 개발사가 분사되자 엔플루토로 자리를 옮겼고 2010년까지 엔플루토에서 일했다.

서로 다른 회사에 있으면서도 두 사람은 계속 만나면서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자는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한다.

이들의 말을 듣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게임 사업을 할 생각은 안 했나요?”

“게임 산업에 10년 동안 몸담았습니다. 지금도 게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세상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은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비즈니스인 것 같아요. 게임 말고 다른 것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김민석·박현우 두 사람이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한편으로는 너무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급성장한 게임 산업의 주역이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이들에게 많은 것 같다. “우리는 너무 일찍 게임 회사에 들어갔고 선배들이 사업을 주도해 크게 성공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역이 되지는 못했죠. 그러기에는 우리가 너무 어렸습니다.”

이들은 주역이 되지 못했다고 했지만 주역이 될 시기를 위해 그동안 준비했던 것은 아닐까. 김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환경이 변화되고 새로운 산업이 태동되면서 세상은 새로운 주역을 기대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종종 말하는 “새로운 시장에서는 새로운 강자가 태어난다”는 말처럼 말이다. 어쨌든 이들이 바로 그 주역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하여간 스마트스터디는 이런 새로운 시장에서의 주도자가 되고 싶은 이들이 만든 회사다.

게임 사업을 직접 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스마트스터디 창업 멤버들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게임 사업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런 장점을 그냥 썩히는 것은 썩 스마트한 결정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은 게임의 핵심인 펀(fun)과 수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온라인 시스템을 다른 분야에 적용해 보자는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이들이 택한 분야는 교육, 그것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시장이었다.

“게임의 성공 요소를 분해해 교육에 접목하고 싶었습니다. 공부 자체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공부로 보상의 즐거움을 더 자주 더 많이 느끼게 해 준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 보상은 학습을 하는 개개인에게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들은 삼성출판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는 있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 노하우가 없는 삼성출판사는 이들을 통해 모바일 분야에서 교육 콘텐츠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삼성출판사는 이들에게 투자하는 한편 자신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앱)으로 만드는 작업도 맡겼다.
게임의 성공 요소를 교육에 접목하다
좋은 오프라인 콘텐츠 ‘앱 전환’ 계획도

작년 6월 창업해 삼성출판사를 통해 워밍업을 하던 이들은 올 6월 보들북 시리즈를 서비스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보들북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율동이나 동요를 만화 기반 동영상으로 만든 것이다.

‘뚱보 아저씨 집에는 일곱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요, 그중에 하나 키가 크고요 나머지는 작대요.’ 김 대표가 보여준 보들북 앱은 우리가 잘 아는 이런 동요를 동영상 기반 인터랙티브 e북으로 만든 것이었다. 보들북은 4가지 시리즈로 나왔는데 지난 9월 티스토어 교육 카테고리에서 이들 4개가 1위부터 4위를 휩쓸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시장의 인정도 받고 이다.

스마트스터디가 준비하고 있는 몇몇 인터랙티브 e북 콘텐츠를 살짝 보여줬다. 미취학 아동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터치하거나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이에 반응하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삼성출판사의 콘텐츠에 대한 축적된 경험과 게임 사업에서 스마트스터디 멤버들이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스마트스터디는 국내 최대 게임 회사에서 일한 경력을 살려 다른 어떤 앱보다 완성도가 높은 앱을 만들 계획이다. 온라인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만 몰두하지 않고 기존의 좋은 오프라인 콘텐츠를 앱으로 전환하는 일도 할 계획이다. “교육계의 넷플릭스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임원기 한국경제 IT모바일부 기자 wonk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