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상위 업종

지난 10월 10일 금융위원회가 1만 원 이하 소액 결제에 대해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카드 결제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계기로 각 가맹점 업계들이 ‘소액 결제 거부보다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10월 18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통해 실력 행사에 나섰다.

업주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아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회 측은 “전국 51만여 음식점 매출은 연간 70조 원인데 이 중 70% 이상이 카드로 결제된다”고 밝혔다. 일반 음식점에 적용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는 2.49~2.7% 선이다. 예를 들어 10만 원을 카드 결제하면 2500~2700원이 카드사에 돌아간다는 얘기다.
An employee swipes a customer's credit card through the card reader at a restaurant in Tokyo February 19, 2005. Dismay at being targeted by cash card fraudsters quickly turns to despair for Japanese victims, who can face instant financial ruin. Picture taken February 19, 2005.  TO ACCOMPANY FEATURE CRIME-JAPAN-CARDS    REUTERS/Issei Kato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n employee swipes a customer's credit card through the card reader at a restaurant in Tokyo February 19, 2005. Dismay at being targeted by cash card fraudsters quickly turns to despair for Japanese victims, who can face instant financial ruin. Picture taken February 19, 2005. TO ACCOMPANY FEATURE CRIME-JAPAN-CARDS REUTERS/Issei Kato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카드별·업종별 가맹점 수수료를 알 수 있다.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를 기준으로 할 때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유흥 및 사치업’으로 4.5%의 수수료(실제 적용되고 있는 수수료율 중 중간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한다. 다음으로 ‘귀금속 판매업소’가 3.6%의 수수료가 설정돼 있다.

숙박·여행사·렌터카·골프장·레저시설·판매업체·유통업체·안경원·학원·이미용실, 대인 서비스 및 용역 제공 업체 등 다수 업종이 3.3%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한국표준산업분류를 기준으로 유사한 유형의 업종을 세분화한 45개 업종 중 25개가 3%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또한 일반병원·의료기관·대중교통·홈쇼핑·인터넷판매·국산신차·농축산물·슈퍼마켓의 수수료가 2.5~3% 미만이고 유류판매·마트·교육기관·면세점·편의점·항공사·백화점·전자통신제품판매·중고자동차·일반음식점이 2~2.5% 미만이다.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주유소와 종합병원으로 1.5%다.

카드사 수수료 인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업계는 음식점 협회뿐만 아니라 의료 업계도 적극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속적으로 카드사들과 카드 수수료 인하 논의를 진행 중이며 지역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중앙회 건의 안건으로 수수료율 문제가 계속 채택되고 있다.

각 지역별 의사회·약사회는 최근 한국신용카드가맹점중앙회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세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한편 지역별 학원협회도 한국신용카드가맹점중앙회와 손을 잡았다. 전국 8만여 학원들도 신용카드 거래 금액이 연간 약 8조 원에 이르고 카드 수수료 발생 금액만 2800억 원이 넘고 있어 수수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기본적으로 카드사의 경영에 관한 사항이고 카드 수수료율 협상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카드사와 개별 가맹점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개입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음식업중앙회 등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관한 사항은 카드사에만 유리하게 돼 있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의 문제 조항의 일부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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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드사들은 각 업계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비교 대상이 되고 있는 골프장은 거액 결제가 많고 주유소나 대형 마트는 전체 카드 매출액이 워낙 커 수수료율이 낮아도 타산이 맞지만 음식점은 매출 규모도 작고 소액 결제가 많아 서비스 원가(결제망 운영 경비+외상 거래에 따른 이자 비용 등)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업계와 카드사의 시각차에 따라 수수료 인하 논쟁은 한동안 뜨거울 전망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