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면 성공한 사람들 따라 하라

장기적으로 중국이 세계경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이 성장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도 너무 많다. 선진국들처럼 신뢰받는 명품 브랜드를 얻기 위해선 너무 긴 세월을 필요로 하고 금융 산업도 성장해야 하고 금융 개방과 민간 자본의 육성이라는 위험하고 통과하기 힘든 과제를 넘어야 실질적인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유로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위기 앞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한국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과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정책 변화, 위험인가 기회인가
건자재하향(建材下向), 내년 주도주를 결정할 것

이미 한국 주식시장도 중국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 주요 기업의 이익이 중국 시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2000년대 중반 한국 주식시장의 주도주는 현대중공업·포스코 같은 조선·철강주였다. 두 회사 모두 이익과 주가가 5년 사이 10배 이상 오르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다. 중국 공업화의 최대 수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2년간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주를 꼽으면 기아차와 하이닉스반도체였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도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내수를 부양했으며 그 대표적인 두 가지 정책이 ‘가전하향’과 ‘자동차하향’이었다.

즉,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살 때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수요 확대를 꾀했고 그 수혜주가 그 당시의 한국 주요 정보기술(IT)·자동차 업체였다. 최근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나 오리온과 CJ같은 내수주 열풍 역시 중국의 내수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호전을 가져온 기업들이다. 이제 중국을 보지 않고 우리 시장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했듯이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유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두 지역을 합쳐도 25%다. 반면 중화권은 한국 수출에서 비중이 33%로 절대적으로 높고 또 33%를 차지하면서 성장률도 무려 10%여서 한국 경제의 성장 방향과 주식시장의 주도주를 결정짓고 있다고 판단된다.

주식 투자가들이 매일 아침 뉴욕 증시 상황에 매달리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 방향과 단기적인 투자 심리 때문이지만 주식에 장기 투자한다는 차원에서 기업의 펀더멘털과 주도주를 보려면 중국 경제정책을 공부해야 한다.

10월 첫 주에 중국 중앙정부는 몇 년 만에 아주 조용히 ‘건자재하향’이라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아마 각 지방정부에서 실제 시행되려면 2~3개월 정도 시차가 있겠지만 그 내용을 보면 농촌 지역의 주택 개량 시 40~60%의 자금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빈부 격차 해소, 지역 격차 해소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며, 경제적 효과는 약 6000억 위안(약 108조 원) 규모로 추정될 정도로 크다.

중국 농촌 인구가 약 6억 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시간을 두고 그 파급효과는 한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 수혜주는 누가 될까. 철강주·화학주·건자재 관련주가 될 것이며 주택 1000만 채 건설 사업과 맞물려 관련 업종의 성장이 2012년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론 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확대는 메가트렌드라고 판단된다. 장기 투자를 한다면 중국 내수에서 1등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의 주가 조정과 내년 1년 정도의 중국 정책 효과를 감안해 주식시장을 판단하고 성장 기업의 방향과 주도주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 위험인가 기회인가
철강·화학·건설 유망해

중국 재테크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 ‘불안하다, 잘 모르기 때문에…’라고 대답한다.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은 같은데 성장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고, 일단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딱히 물어볼 때도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얘기다. 그렇다면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배우고 좋은 것만 따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우리가 잘 아는 투자 대가들은 짐 로저스부터 워런 버핏까지 많은 이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필자는 이분들보다 따라하기 쉬운 한국 투자가를 이야기하고 싶다. 대표적으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강방천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중국 금융시장에 파고들어 현지 법인을 세우고 직접 생활하면서 현장을 탐방하고 분석해 온 선구자적인 투자가 중 한 명이다. 그의 투자는 대부분 중국 내수 1등 기업이었다. 라면 시장 1등 강사부홀딩스, 맥주 시장 1등 칭다오맥주 등 소비재 1등 기업에 대한 투자로 장기적인 성공을 거뒀다.

강 회장의 중국 투자의 공통적인 특징은 소비자의 선호와 기업을 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또 장기 투자해야 하고 결국 중국 내수 시장의 장기 성장의 수혜를 볼 수 있는 확실한 1등 기업에 대한 투자로 성공해 왔다.

아직 중국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불안하다면 1등 기업에 투자하라. 마치 1990년대에 외국인 투자가가 삼성전자가 3만 원이고, 롯데제과·신세계가 1만~2만 원일 때 주식을 쓸어 담아 갔던 것처럼 말이다. 1등 기업은 소비 시장 성장과 소득 증가,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에 따른 수혜를 고스란히 받는다.
<YONHAP PHOTO-1898> (FILES) In a file picture taken on March 18, 2010 people walk past a China Mobile outlet in Hong Kong. China Mobile, the world's largest mobile phone operator, said on August 19, 2010 that the "healthy momentum" of the Chinese economy had boosted its profits in the first half of the year.  The company earned 57.64 billion yuan (8.48 billion US dollars) in the six months ended June 30, up 4.2 percent from 55.33 billion yuan in the same period last year, it said.  AFP PHOTO/MIKE CLARKE
/2010-08-19 16:52:47/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FILES) In a file picture taken on March 18, 2010 people walk past a China Mobile outlet in Hong Kong. China Mobile, the world's largest mobile phone operator, said on August 19, 2010 that the "healthy momentum" of the Chinese economy had boosted its profits in the first half of the year. The company earned 57.64 billion yuan (8.48 billion US dollars) in the six months ended June 30, up 4.2 percent from 55.33 billion yuan in the same period last year, it said. AFP PHOTO/MIKE CLARKE /2010-08-19 16:52:47/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번 주는 일단 중국 주요 내수 부문의 1등 기업을 간단히 표로 소개하고 다음 회부터 주요 산업별 성장 단계와 2012년 전망, 유망 1등 기업 소개 등 자세한 설명을 같이할 예정이다. 그 후에는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 기업들도 같이 소개할 예정이다.

하나의 예로 표 맨 마지막에 있는 자금광업은 중국 최대 금 생산 업체다. 올해 순이익 성장률은 35.1%로 고성장 중인데 최근의 주식시장 하락으로 예상 주가수익률(PER)이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안전 자산으로 금에 대한 전망을 좋게 보는 투자자라면 위안화와 금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