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업 시장의 특성 중 하나는 업종 전환자들의 특이 경력이다. 이 현상을 살펴보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1인 창업으로 성공한 창업자가 좀 더 운영하기 쉽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노동 축약형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업종 전환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 규모를 중요시하던 시니어 세대가 인지도 높은 프랜차이즈를 창업한 후 1년 안에 규모보다 실속에 중점을 두고 가족끼리 운영할 수 있는 외식 업종으로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이 같은 흐름에 1인 창업으로 성공을 거둔 창업자들이 식자재 관리와 매장 운영, 홍보, 인력 관리 등 모든 분야를 책임져야 하는 부분에 대해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며 업종 전환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또다시 1인 창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창업 시장에서 경쟁력 있고 노동력이 적게 들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성장성 높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업종을 전환해 성공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트렌드-업종 전환] 규모보다 실속…안전 기반형 ‘강세’
>신촌 ‘닭잡는 파로’의 박종운 사장은 횟집과 삼계탕집을 운영했지만 노동력이 적게 들고 마진율이 높은 아이템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시니어 창업자에 적합한 가족 창업 아이템

일반적으로 창업 전문가들은 업종 전환 시기를 4~6년 사이로 보고 있다.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더라도 한 가지 아이템을 오래 운영하는 것은 유행하는 트렌드에 뒤떨어져 좀 더 운영하기 편하고 마진율이 높은 실속형 아이템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신촌에서 ‘닭쌈’으로 유명한 치킨 요리 전문점 ‘닭잡는 파로’를 운영하고 있는 박종운(52) 사장은 현재 매장을 운영하기 전 횟집과 삼계탕집을 직접 운영한 경력이 있다. 다양한 노하우를 가진 박 사장은 이번에는 개인 창업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했다.

그는 “횟집과 삼계탕집을 운영하면서 남들이 소위 말하는 성공 창업도 경험했다”며 “하지만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쳐 돈보다 노동력이 적게 드는 업종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 그러던 중 조리도 간편하고 닭쌈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운영하기 쉬운 ‘닭잡는 파로’를 재창업했다”고 말했다.

현재 닭잡는 파로 신촌점은 창업 시장에서 유행 중인 전형적인 실속형 안전 기반 가족 창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인이 주방을 담당하고 박 사장은 직원 관리 등 매장 전체를 관리한다. 외부 인력은 주방 2명, 홀 아르바이트 1명으로 최소한의 인력으로 매장을 운영, 고정비용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박 사장은 “지금은 육체적·정신적 피로도 없이 운영하고 있으며 마진율 역시 30%에 가까워 높은 수익도 올리고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들&라이스 전문점 ‘라이스스토리’ 범계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태혁(52) 사장도 가족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로 창업했다 1년 후 현재의 브랜드로 업종 전환했다. 그는 “사회적인 인식에만 얽매여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 등에 대한 겉치레만 신경 쓰면 창업은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기존 창업자들이 자신들의 성향이나 여건에 맞춰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안전 기반 노동 축약형 실속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업종을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www.econodaily.kr│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