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노후 마스터플랜]‘30·40’을 위한 똑똑한 재테크 설계

파킨슨의 법칙 중 ‘소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지출도 같이 늘어난다’는 말이 있다. 요즘 30, 40대의 심정이 그렇다. 분명 수입은 늘었는데 노후 자금을 마련할 여유는 없다. 한국경제신문과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은퇴 준비 정도를 물었더니 30대의 23.9%, 40대의 58.3%만이 “은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실적 배당형’ 활용…‘연금저축’ 필수
은퇴 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치솟는 물가, 몇 푼 되지 않는 금리 등 팍팍한 현실 탓에 노후 준비는 먼 미래의 일이라며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30대와 40대는 저축액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후 자금 마련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시기다. 30, 40대를 위한 노후 준비 방법을 알아보자.
‘실적 배당형’ 활용…‘연금저축’ 필수
1 현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 지출 항목을 조정하라
‘실적 배당형’ 활용…‘연금저축’ 필수
먼저 자신이 꿈꾸는 노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몇 세에 은퇴할지, 어디서 거주할지, 어느 정도의 생활비를 사용할지 등을 따져본다.

그리고 자신의 수입과 소비 형태를 반영해 필요한 은퇴 자금을 계산해 보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목표가 정해졌다면 현실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30대는 자산 관리를 시작하는 첫 시기로 돈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노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소비수준을 점검해 불필요한 지출을 막아야 한다. 30대는 미래의 삶에 대한 가치보다 현재 삶의 만족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가 많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카페라테’ 효과를 기억하자. 4000원짜리 커피를 하루에 1잔씩 아낀다면 한 달이면 12만 원이다. 이 돈을 30년 동안 기대 수익률 6%(복리)인 상품에 가입하면 1억2000만 원까지 모을 수 있다. 커피 1잔 값만 아껴도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해서 이른바 ‘카페라테’ 효과라고 불린다.

다음은 부채를 확인해 보자. 요즘 30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내 집 마련이다. 워낙 주택 구입 자금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셋집을 구할 때도 대부분이 대출을 받는다. 대출은 노후 자금 마련의 방해 요소일 뿐만 아니라 무리한 대출금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대출을 받을 때는 구입하려는 주택 가격의 40% 정도나 매월 지불하는 대출 원리금이 평균 실질 수입(세후) 대비 최고 3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복리 효과를 높여라

노후 자금 마련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복리 효과를 높여 소액으로도 목돈의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0세에 연 수익률 7%인 상품에 매월 36만8000원을 불입하면 25년 뒤 은퇴 자금 3억 원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45세에 시작하면 월 172만 원을, 50세에 시작하면(5년 불입) 월 416만 원 이상을 저축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대 수익률이다. 수익률 7%인 상품에 25년간 투자하면 매월 36만8000원을 불입해야 하지만 수익률이 4%로 떨어지면 매월 불입 금액은 58만 원으로 늘어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원리금 보장형 상품만으로는 자산을 불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장기 적립 자산인 노후 자금은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실적 배당형 상품을 적절하게 활용해 자금을 불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실적 배당형’ 활용…‘연금저축’ 필수
3 자녀 교육비에 당신의 노후를 저당 잡히지 마라

30대에는 자녀의 연령이 낮아 출산 초기 육아비용, 초등학교 등록금 수준 정도의 교육비 지출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 자녀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해 공교육 외에 사교육비까지 추가로 더해져 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사회보장학회의 보고서 ‘연령별 재무적 노후 준비 유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30대 가구의 교육비 비중은 9.2%로 분석됐다. 반면 40대의 교육비 비중은 월평균 지출의 14.1%였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0대의 자녀 양육비는 월 108만9000원 정도였으며 2000년과 비교해 소득은 67.7% 늘어난 반면 자녀 양육비는 70.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지금의 40대는 자녀의 대학 등록금은 물론 취업 전까지 어학연수, 유학, 대학원 진학 등도 지원할 계획이며 자녀의 결혼 비용 역시 부모가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세대다. 당장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지금의 지출도 높지만 앞으로도 목돈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 교육도 중요하지만 은퇴 준비도 챙겨야 나중에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스스로 안정된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현재 40대의 저축률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현재 40대의 저축률은 20.6%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낮다. 자신의 노후를 위해 소액이라도 저축을 꾸준히 해야 한다.

4 노후 준비 중간 점검 후 부족한 부분 연금 등으로 채우기

40대가 되면 은퇴에 대한 불안이 예측을 넘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다. 노후 준비는 1~2년 내에 끝나는 단기 목표가 아니다. 은퇴 시까지 혹은 은퇴 후에도 주의를 기울여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30대와 비교해 40대는 정년퇴직(55세)까지 노후 자금을 마련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은퇴 준비에 대한 중간 점검과 함께 향후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노후 자금을 불려나갈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먼저 현재 가계 자산과 부채에 대해 점검하자. 다음은 자신이 모아둔 국민연금·퇴직연금(퇴직금)·개인연금 등 노후 자금이 어느 정도 쌓였는지 중간 점검하자. 지금까지 쌓아둔 국민연금 수령액이 너무 적다면 빠진 납부 기간은 없는지 확인해 채워 넣고,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방법 등도 고려한다.

퇴직금은 중간 정산을 받아 생활비로 소진하지 말고 잘 지켜내 퇴직 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라면 보너스 등 목돈이 생겼을 때 추가 불입으로 퇴직연금 자산을 늘리는 것이 좋다.

40대가 꼭 챙겨야 할 상품 중 하나가 개인연금(연금저축)이다. 개인연금을 아직까지 준비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꼭 챙기는 게 좋다. 개인연금은 55세 이후 수령이 가능해 정년 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시기까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며 세제 혜택(2011년 소득공제 한도 연간 400만 원)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개인연금 상품 외에도 최근에는 노후 자금 마련용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적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40대도 실적 배당형 상품을 이용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좋지만 조급한 마음에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주식 등 투자형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은 100에서 나이를 뺀 비중으로 조정해 운용하는 등 자산 배분의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

공도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선임연구원 syoom@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