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지면 달라진다
>>클레이 셔키 지음┃이충호 옮김┃갤리온┃ 312쪽┃1만5000원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1900만 개의 지식이 270개 언어로 제공되는 세계 최대의 지식 공유 사이트 ‘위키피디아’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이 책의 저자는 IBM연구소와 함께 사람들이 위키피디아를 만드는데 쏟아 부은 총시간을 계산했다. 2001년 문을 연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글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으로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의 협업이 이뤄낼 수 있는 성과를 상징한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항목의 모든 편집과 토론에 투입된 시간은 대략 1억 시간에 달한다.

노동시간 감소와 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 교육 받은 사람들에게 연간 1조 시간이 넘는 여가 시간이 주어졌다. 그리고 이 시간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해 주는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보급됐다.

저자는 전 세계 시민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개인의 여가 시간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시간들이 아닌, 더 크고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위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자원을 ‘인지 잉여(cognitive surplus)’라고 부른다.

실제로 19세기 후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동자들은 ‘8시간 일, 8시간 잠, 나머지 8시간은 우리가 원하는 일에’를 부르짖었다. 이렇게 힘겹게 얻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사람들은 TV 시청에 소비해 왔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인이 1년 동안 TV를 보는데 쓰는 시간은 2000억 시간이다. 위키피디아에 10년 동안 투입된 시간보다 2000배나 많은 시간을 단 1년 동안 TV를 보는데 쓰는 것이다.

저자는 만약 이 시간의 1%만 조금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인지 잉여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인지 잉여를 가진 새로운 대중은 무엇에 열광하고 분노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풍부한 예시와 통찰로 풀어낸다.

실제로 이 책은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명 언론이 집중 분석했다. 미국 경기 침체의 원인을 제시해 현재 가장 ‘핫’한 경제학자로 평가받는 타일러 코웬은 장기적인 경제 전망에 저자가 제시한 인지 잉여를 핵심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인생의 절반은 부자로 살자
오종윤 지음┃248쪽┃끌리는책┃1만3000원


저자는 오랫동안 금융업계에서 활동하면서 돈을 많이 가진 사람과 돈이 없어 고통을 겪는 사람을 많이 접했다. 그는 ‘이제는 돈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각종 투자법과 노후 준비 방법 등을 실제 사례를 제시하면서 알기 쉽게 풀어나간다. 저자는 재무 설계 전문가로 ‘살아가는 동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불필요한 소비, 순간의 만족을 위한 소비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짓말의 비밀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그레고리 하틀리 외 지음┃김상태 옮김┃320쪽┃북노마드┃1만5000원

상대가 진실을 말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미군에서 심리 전문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포로를 상대로 심문한 인물이다.

그는 상대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상대의 정보 분류 방식, 성격 유형, 기질을 분석해 ‘배경 정보’를 구축하고 이에 따른 ‘판단 기준선’을 정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군대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 반드시 알아야 할 거짓말 식별 기술을 제안하는 책이다.



>>노태우 대통령을 말한다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노재봉 외 174명 지음┃952쪽┃동화출판사┃3만5000원

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에서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제 6공화국의 각료 및 노태우 대통령과 한 시대를 함께한 국내외 인사 175명이 노태우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노재봉 전 총리를 비롯한 다섯 명의 국무총리와 대법원장, 국회의장, 장관, 수석비서관, 국회의원들이 노태우 정부에서 이룩한 각 분야의 성과를 실무자의 눈으로 기록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평가도 담겼다.


>>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요시다 타로 지음┃김석기 옮김┃생태환경┃1만4000원

이 책은 고대 농업기술을 통해 과거 사람들의 지혜를 돌아보고 그것들이 지금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돼야 하는지 살피는 책이다. 또 여러 품종을 적절히 섞어 심어 식량과 환경은 물론 홍수 문제까지 극복한 아즈텍의 전통 농업에서부터 농약과 화학비료들을 줄이는 생태 농업을 다룬다. 일본인인 저자는 작년 한국에서 쿠바의 전통 농법, 멕시코의 밀파 농법, 아즈텍의 치남파스 농법을 소개하며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얻은 인물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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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독서 노트
승리자와 패배자는 ‘백지장’차이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나폴레옹을 소재로 한 그림 중 유명한 작품이 둘 있다. 하나는 대관식 그림. 교황이 왕관을 씌워주는 대신 자신이 직접 양손으로 왕관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또 하나는 알프스를 넘는 그림. 백마가 앞발을 치켜들고 붉은 망토를 걸친 나폴레옹이 전진 명령을 내리는 모습으로 나폴레옹을 담은 그림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만일 그림과 달리 나폴레옹이 겁이 많아 말 대신 순한 나귀를 타고 알프스 산맥을 올랐다면, 그리고 내려올 때는 나귀마저 무서워 썰매를 이용했다면…. 요즘 말로 참 모양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실제 나폴레옹은 나귀와 썰매를 이용해 알프스를 넘었다.

공인된 영웅의 이야기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부분이 위조다. 어느 정도냐 하면 전체 이야기 중 위조가 20% 정도만 돼도 양반이다. 레닌은 1989년까지, 그리고 조지 워싱턴과 링컨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이야기의 80%가 위조일 정도다.

이렇게 보면 사람들이 가상으로 만들어낸 인물이 장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 때가 있다. 가상의 인물은 위기에서 구해줄 지도자에 대한 갈망과 권위에 대한 숭배로 그 인물에 대한 성격이 흐려질 가능성이 없고 역사가들에 의해 과오나 무비판적인 찬양이 이뤄질 위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승리자 중 우울증 환자이거나 간질·주정뱅이·약물중독자, 심지어는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미친 사람도 드물지 않다. 이들이 이런 처지에도 승리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극적 요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극적 운명을 산 사람은 전기 작가를 만나기 쉽고 남들보다 더 많은 지면을 할애 받을 수 있다. 스스로에게도 이런 소재거리가 자신의 고통을 미화하고 때로는 과장하면서 세상에 자신의 중요성을 높이는데도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승리는 재능과 우연히 만나 이뤄진다. 고약한 성격과 함께 고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우연이란 행운을 만나는 순간 승리가 부여될지 말지가 결정되는데, 자격이 있는 사람이 승리하기도 하지만 자격이 없어도 승리하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중국에는 우리가 모르는 나폴레옹이 스무 명이나 있다. 에디슨도 여덟 명이나 있다. 그렇지만 특허권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위대한 시인은 과거의 큰 휴지통에서 그의 시가 우연히 맨 위에 놓여 있었을 뿐이다.’

만들어진 승리자의 저자 볼프 슈나이더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위대한 패배자들’이란 책을 먼저 썼다. 두 책을 통해 저자는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 사이에 백지 한 장밖에 없는 차이를 얘기하려고 한 것 같다.

>>만들어진 승리자들
볼프슈나이더 지음┃박종대 옮김┃을유문화사┃701쪽┃2만3000원
[BOOK] 많아지면 달라진다…‘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