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비즈니스의 중심

청담동은 일반인과 다른 소비문화를 향유하는 대한민국 1%의 고소득층을 위한 지역이다. 따라서 청담동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럭셔리 비즈니스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다.

청담동은 2.49k㎡ 면적의 작은 동네지만 청담동을 메카로 삼는 비즈니스는 명품숍, 갤러리, 고급 레스토랑 및 카페, 웨딩 관련 숍, 연예기획사, 수입 자동차 매장, 고급 아카데미, 명품 가구 숍, 플라워 숍, 패션 매거진 및 스튜디오 등등 여러 가지다.
상위 1% 위한 ‘명품·서비스’ 넘쳐난다
우선 청담동의 패션 명품 비즈니스를 들 수 있다. 청담동의 명품 거리는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청담사거리에 이르는 청담 명품 거리와 도산공원 정문 주변에서 도산대로에 이르는 약 4블록에 걸친 신명품 거리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서 있다. 이 매장들의 고급스러움과 화려함이 도쿄의 긴자, 뉴욕의 소호거리 등과 버금가는 수준이다. 청담초등학교 부근에 고급 빌라들이 들어서고 강남의 명실상부한 젊은 부촌으로 청담동이 떠오르면서 플래그십 스토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가 청담동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갤러리아 명품관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었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부터 청담사거리 방면으로 구찌·조르지오 아르마니·돌체&가바나·프라다·에스까다·까르띠에·페라가모 등의 매장이 줄지어 있다.

불과 지난 3~4년 동안 이 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지금도 국내시장에 명품 브랜드가 들어오면 이 지역에 으레 명품관을 여는 것이 관행처럼 됐다.

명품 거리는 청담사거리를 지나 청담역 주변까지 확장해 가다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새롭게 부각된 지역이 도산공원 주변이다. 도산대로 이면도로 사이에 에르메스 명품관이 들어선 이후 랄프로렌·마크제이콥스 등의 명품관과 ‘10 꼬르소 꼬모’ 등 패션 편집 숍 등이 최근 들어섰다.

주말이면 골목마다 신랑·신부 장사진
상위 1% 위한 ‘명품·서비스’ 넘쳐난다
이러한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상류층을 위한 특별한 쇼핑 문화를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고객의 10%가 매출의 50%를 차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수 VVIP를 위해 특화된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이곳에서는 기성복이 아닌 오더 메이드 브랜드가 다수이고 고객의 이니셜을 수놓는 등 그들만을 위한 서비스가 이뤄진다.

로열 패밀리들이 주요 행사에 입고 나갈 수 있도록 가족 단위 맞춤 정장을 서비스하는 브랜드 숍도 생겨났다. 소수 고객만을 초청해 신상품의 살롱 쇼를 여는 한편 VVIP 파티도 종종 열린다.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북카페·박물관 등도 갖춰 VVIP의 복합 문화 공간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재계 인사가 쇼핑을 나올 때는 매장 전체를 닫아 이들이 사람 눈에 띄지 않고 편하게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청담동이 명품 패션의 일번지인 까닭에 최신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는 유명 잡지라면 대부분 이 부근에 위치해 있다. 파생적으로 패션 화보를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도 청담동에 대부분 둥지를 틀고 있다.

“청담동 대부분 건물의 지하는 스튜디오이거나 가라오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리고 청담사거리 명품 숍 주변 이면도로를 따라 최근 갤러리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고소득층 중에는 그림 애호가도 많지만 최근 투자 개념으로 명화를 많이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동의 갤러리가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목적이 주라면 청담동의 갤러리는 작품을 판매하는 목적이 뚜렷하다. 현재 도산공원 앞에 자리 잡은 유명 갤러리 및 경매 회사는 10곳 정도다.
상위 1% 위한 ‘명품·서비스’ 넘쳐난다
고소득층에게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고급 수입 자동차다. 도산대로를 따라 벤츠·아우디·인피니티·폭스바겐·BMW·재규어 등의 매장이 늘어서 있고, 수입차 중에서도 명품으로 통하는 페라리·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마세라티·벤틀리·캐딜락 매장이 청담동에 모여 있다.

또한 청담역 주변에는 유럽의 핸드 메이드 명품 가구 숍이 모여 있고, 청담동 구석구석 해외 유학파 플로리스트들의 꽃집 및 화원이 들어서 있다. 연예인들이 이용하는 전문 미용실,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 수업료의 프라이빗 유치원, 고급 스파 및 피트니스센터도 청담동을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다.

한편 웨딩 산업도 청담동을 중심으로 강남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웨딩 플래너 사무실, 보석상, 웨딩드레스 숍, 한복집, 웨딩 앨범 촬영, 그리고 신부 화장을 위한 미용실까지 모두 청담동의 이면도로에 위치한 4~5층 단위의 작은 건물들에 세 들어 있다.

전통적으로 웨딩 드레스 숍은 이화여대 주변 아현동, 한복집은 동대문, 보석상은 종로 등이 대표적이었으나 어느덧 모두 청담동을 위시한 강남 중심으로 재편됐다. 원래 청담동에는 웨딩드레스를 직접 디자인하는 신인 디자이너들의 숍이 일부 모여 있었다.

한 웨딩 산업 종사자는 “일생에 한 번 있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청담동의 럭셔리 이미지를 누릴 수 있는 지역 마케팅이 호응을 받자 결혼 관련 비즈니스라면 강남에 숍을 내야 된다는 불문율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결혼식이 많은 주말 아침이면 청담동 일대 웨딩 관련 숍 주변에는 새벽부터 때아닌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한복 등 짐을 가득 들고 뛰어다니는 도우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상위 1% 위한 ‘명품·서비스’ 넘쳐난다
Q. 청담동으로 대표되는 비즈니스가 몇 개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A. 강남구는 지난 2008년에 전국 최초로 지식경제부로부터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를 ‘청담·압구정 패션특구’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청담동 지역은 패션 산업이 특화돼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잘 아시다시피 최근엔 이 지역이 100여 개의 국내외 명품 숍이 밀집돼 있는 국내 유일의 명품 거리, 아시아 최고의 명품가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Q. 구청장으로서 청담동을 돌아보면 느끼는 감정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A. 청담동은 우리 강남구의 얼굴과도 같은 곳입니다. 청담동을 빼놓고는 강남구를 이야기할 수 없지요. 이 때문에 청담동의 발전은 우리 강남구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는 청담동에 나오면 항상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청담동은 강남구의 자존심이자 신성장 동력이 약동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Q. 청담동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사업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우선 청담동의 대표 산업인 패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 ‘강남 패션 페스티벌’을 들 수 있습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게 되는 강남 패션 페스티벌은 강남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육성은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 상품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청담동 화랑과 갤러리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청담미술제’를 개최해 고품격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 ‘빛의 거리’ 조성 사업을 통해 겨울밤 청담동 거리의 화려하고 색다른 변신으로 누구나 찾고 싶고,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