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 목소리 멘토 임유정 “목소리 훈련은 자신감 찾는 계기”
목소리 멘토 임유정 씨의 목소리는 유난히 선명하고 뚜렷하다. 마치 눈앞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쇼핑 호스트의 확신에 찬 멘트를 듣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말 잘하던 아이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말더듬이로 한동안 고생했을 정도로 말에는 재주가 없던 아이였죠.”

어려서 시작된 말을 더듬는 증세는 중학생이 되어서 간신히 고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말’과 ‘목소리’는 그녀의 오랜 콤플렉스로 작용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말과 관련된 직업을 선망했는지도 몰라요.”

그 때문에 방송사 리포터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남들보다 곱절의 노력을 더해 발음·발성·목소리에 공을 들였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일인 만큼 자신의 목소리에 확신과 신뢰를 담을 수 있도록 공부에 공부를 거듭했다.

남다른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아 쇼핑 호스트 아카데미에서 발음과 발성에 대한 강의를 맡아 후배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방송도 재미있었지만 사람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일이 더욱 즐겁더라고요.”

방송을 그만두고 보이스 트레이닝 및 스피치 학원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목소리 멘토와 보이스 트레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도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아나운서나 쇼핑 호스트가 되고자 하는 이들 외에도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고 싶은 직장인부터 면접을 준비하는 구직자들, 회의와 리셉션을 주최할 기회가 많은 최고경영자(CEO)나 단체장 등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조언을 구한다. “어떤 목소리가 좋은 목소리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답은 딱 하나예요. 바로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목소리죠.”

자신에게 잘 맞는 목소리 찾기
[프로의 세계] 목소리 멘토 임유정 “목소리 훈련은 자신감 찾는 계기”
하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목소리 톤이 있어요. 그 톤을 찾아 정확한 발성과 발음을 위한 훈련을 곁들이면, 그 목소리를 듣는 이들에게도 신뢰와 확신을 전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되죠.”

그 때문에 목소리 훈련은 단순히 듣기 좋은 목소리가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감’을 찾아주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집에서도 간단히 자가 훈련을 할 수 있어요.” 그중 하나가 발음 연습이다. “평상시에 말할 때 의식적으로 입을 아래위로 조금 더 크게 벌리고 이야기하도록 해 보세요. 발음이 훨씬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또한 문장의 모음만을 따로 떼어내 연습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안녕하세요’의 경우 ‘아, 여, 아, 에, 요’만을 따로 떼어내 연습하는 것이다. “또 배에 숨을 가득 채운 다음 물을 길어 올리듯, 소리를 끌어올리면 울림이 생겨서 발성에 큰 도움이 돼요. 이 밖에 시계 초침을 보면서 숨을 참으며 소리를 내는 시간을 점점 늘려 가면 말의 체력을 키울 수 있고요.”

임유정 약력 1978년생. 서강대 경제학과, 신문방송학과 졸업. KBS 리포터. ABN 분당 아름방송 아나운서. MBN 증권시황 캐스터. GS 홈쇼핑 쇼핑 호스트. 라온제나 스피치 대표(현). 중앙대와 경희대에서 ‘합격을 부르는 목소리 코칭’ 등의 강의 진행. 저서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 코칭’ 등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