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연봉 순위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직종별 평균 연봉의 차이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샐러리 트리(salary tree)’를 만들어 보았다. 이를 통해 특정 직종에 대한 연봉 수준을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는 어떤 업종에 도전할지 가이드가 될 수 있고 직장인들은 전직(轉職)을 고려할 때 해당 업종의 소득수준을 가늠할 수도 있다.
금융·화학 ‘두툼’…섬유·제지 ‘홀쭉’
샐러리 트리의 구성 방식은 이렇다. 669개 상장사의 2010년 평균 연봉을 17개 업종으로 분류한 뒤 각 업종별로 10위 업체까지만 리스트에 올렸다. 그중 1위 업체의 평균 연봉을 최고치(maximum)로, 10위를 최저치(minimum)로 해 막대그래프를 그렸다.

업종 내 모든 업체를 포함하면 최저치가 1000만~2000만 원 사이로 비슷해질 수 있기 때문에 10위까지만 한정해 업종별 연봉 차이를 보다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이것은 평균 연봉의 최저·최고치이기 때문에 해당 회사 내에서 근속 연수가 길면 평균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샐러리 트리는 단지 업종별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므로 그래프상의 최고치가 업종 내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연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앞의 방식으로 샐러리 트리를 구성한 결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1990년대부터 중국에 생산 기지를 빼앗긴 섬유·패션 산업은 평균 연봉 최고치가 17개 업종 중 가장 낮았다.

섬유·패션 업종에서 1인당 평균 연봉이 높은 SG충남방적은 5933만 원이었다. 효성은 5300만 원으로 2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5016만 원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LG패션의 평균 연봉은 4188만 원으로 업종 내 8위다. 패션업을 사업군에 포함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화학·정유’로 분류됐다.
금융·화학 ‘두툼’…섬유·제지 ‘홀쭉’
섬유·제지·식음료 ‘하위권’

제지 업체도 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신문 구독률 저하, 독서량 감소 등으로 꾸준히 매출이 하락세인 제지 업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보급까지 더해져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종이로 출간되는 서적보다 e-북(e-book:전자책)으로 출시되는 신간 서적이 더 많아진 상황이다. 업종 내 연봉 1위인 무림P&P의 평균 연봉은 6000만 원으로 화학·정유 업체 10위보다 낮았다. 페이퍼코리아(5878만 원)와 아세아제지(5407만 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섬유·패션과 제지 업종보다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식음료·담배 업종도 하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증권사 섹터 구분에서 음식료와 담배를 함께 포함하는 관례에 따라 담배업을 식음료와 함께 분류했다.

KT&G가 6400만 원으로 업종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담배업을 빼면 식음료 업종의 평균 연봉 막대는 좀 더 왼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롯데칠성음료는 4200만 원, 롯데제과는 3258만 원으로 10위 안에 들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섬유·패션, 제지, 제약, 식음료·담배 등과 같은 경공업과 달리 금속, 화학·정유, 기계·조선, 자동차·부품 같은 중화학공업이나 전기·전자와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는 매출 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분류된다. 회사가 돈을 많이 벌어야 직원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을 평균 연봉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화학·금융 ‘상위권’ 차지

금융·화학 ‘두툼’…섬유·제지 ‘홀쭉’
화학·정유는 최저·최고의 차이가 적은 편으로 6000만~7000만 원대에 위치하고 있다. 업종 내 모든 업체의 수익성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1위는 호남석유화학으로 평균 연봉은 7313만 원이다. 한화케미칼은 7307만 원으로 2위, 대한유화는 6960만 원으로 3위, KPX케미칼은 6807만 원으로 4위였다.

금속, 기계·조선, 에너지, 자동차·부품 등의 업종의 평균 연봉은 5000만 원대에서 8000만 원대 사이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자동차·부품 업종에서는 만도(8200만 원)·기아자동차(8200만 원)·현대자동차(8000만 원)·현대모비스(7300만 원)·현대위아(6609만 원)순이었다.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금융 업종이었다. ‘돈이 모이는 곳에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속설은 비교적 사실과 부합한다. 금융지주사·은행·증권사·카드사·보험사·종금사 등은 모두 금융 업종으로 분류했다. 업종 내 1위인 신한지주의 평균 연봉은 9800만 원이다.

‘평균’이 1억 원에 근접한다는 것은 사내에 억대 연봉이 다수 있다는 뜻이다. 2위는 KTB투자증권으로 8400만 원, 3위는 금호종금으로 7600만 원, 4위는 우리투자증권으로 7504만 원, 5위는 한양증권으로 7010만 원이었다. 다만 대형 은행이나 증권사일수록 연봉이 낮은 편인 지점의 창구 직원이 많아 평균 연봉은 낮은 편이다.

한편 지주사는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데, 이에 대해 (주)LG 측은 “지주사는 직원 수가 그리 많지 않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다 보니 근속 연수가 긴 직원들이 많아 그렇다”고 얘기하고 있다. 지주사 업종에서는 코오롱이 9697만 원으로 1위, SBS미디어홀딩스가 8300만 원으로 2위, 녹십자 홀딩스가 3위였다.
금융·화학 ‘두툼’…섬유·제지 ‘홀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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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