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정치 혼돈 배경으로 유튜브 지목
“윤 대통령, 극우 유튜버와 밀접한 관계”
트럼프 ‘마가’와 ‘태극기 부대’ 유사하다고 소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에서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배후에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윤 대통령 지지층은 주로 고령층과 개신교 신자들로 이뤄진 태극기 부대로 불린다”면서 “이들은 미국과 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진보 정치인들을 ‘친북’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윤 대통령 수호는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주의자’들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과 동의어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NYT는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취임식에 수십 명의 극우 유튜버들을 초청할 만큼 관계가 밀접하다”며 “최근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한 극우 성향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과 우익 유튜버들은 한국의 선거 결과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선포 당시 부정선거를 조사하기 위해 군인들을 중앙선관위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NYT는 윤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내세우는 주장과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도 기사에 담았다. 유튜브는 선호하는 정보를 더 많이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채택, 사용자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의 정치가 그러한 함정에 빠져 양쪽 극단화로 치달은 것 아니냐는 게 NYT의 분석이다.
NYT는 대우증권 사장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성국 씨와의 인터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알고리즘 중독이 초래한 세계 최초의 내란”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한국언론재단이 2022년 실시한 조사를 인용해 “한국의 경우 국민의 절반이 넘는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며 이는 세계 46개국 평균(30%)의 갑절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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