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투자 전략

지난주 초 국내 증시는 국제 신용 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가중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인텔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 소식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주식시장은 악재를 딛고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도 4월 12일 이후 순매도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다시 매수로 전환하면서 시장은 코스피 지수 2200선까지 넘보며 상승했다.

하지만 이 중에도 모든 종목이 웃은 것은 아니었다. 정유·화학·정보기술(IT) 등 기존 주도주와 인텔의 실적 호조 소식에 따라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업종을 제외하면 역사적 고점 경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오히려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은 기이한 현상을 연출했다.

위험 자산 선호 경향이 코스피 새 역사 만든 원동력
[Market View] 미 FOMC 이후의 정책 방향 주목해야
이번 주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업 1분기 실적 발표가 집중돼 있는 만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4월 정책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더욱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역사상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집중돼 있는데, 대형 종목 중 20개가 넘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3월 초 이후 실적 전망 추이를 통해 실적 발표 결과를 예상해 보면 하이닉스·SK이노베이션·기아차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 중 3분의 2가 넘는 기업의 전망치가 3월 초 이후 최근 하향 조정된 점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 예정된 FOMC 회의는 물론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지난 4월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이날 발표되는 미국 FRB의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CB는 올해 중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미국 FRB가 금년 중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결국 올해도 ECB와 FRB의 금리정책 전망의 차이가 독일과 미국의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를 촉발했고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게 했다.

하지만 미국 FRB도 더 이상 달러 약세를 용인하기 쉽지 않아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은 달러화 반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전년 말부터 지속된 달러화 약세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품 가격과 금값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는데 만일 이번 주 FOMC 이후 달러화 약세 기조가 완화된다면 향후 상품 가격 추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또한 그동안 상품 가격 강세의 수혜를 본 업종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이번 주 예정된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 전망이 양호하지 않은 점도 증시에 긍정적이지 못한 가운데 FOMC 이후 달러화 약세가 진정되면 그동안 팽배했던 위험 자산 선호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어 증시에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 0200970@hmc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