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일을 잘해야 한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거나 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렵다. 무엇보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한다고 해서 원하는 성과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일을 하다 보면 사람에 따라 현격한 결과물이 도출되기도 한다. 어떤 직원은 일을 잘해서 개인은 물론 회사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조직에 큰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두 종류의 사람이 능력이나 소질에 그리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을 해나가는 방법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실제 몇몇의 사람들에게 어떤 목표 지점을 정해 주고 물리적 능력을 모두 배제한 채 오로지 정신적 능력으로만 각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도착하는 시간을 체크해 보면 모두 동시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름길을 선택해 빠르게 찾아가는 사람, 멀리 돌아가는 사람 등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사고(思考)하는 방식의 차이, ‘전략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즉,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사고’를 잘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략적 사고’는 복잡한 의사결정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뜻한다. ‘전략적 사고’의 부족은 시간·비용 투자는 물론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테마파크로 불리는 디즈니랜드의 사례는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플로리다·캘리포니아·도쿄 디즈니랜드의 잇따른 성공으로 세계 그 어느 곳에서나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에 젖은 디즈니는 파리 외곽에 유로 디즈니를 개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국가 간 문화 차이와 고객에 대한 연구 부족으로 전략적인 판단과 사고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전략적 사고’는 생각을 통한 시뮬레이션, 행동을 통한 정보의 습득,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등이 잘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

우선 본격적인 일을 시행하기에 앞서 A라는 방식과 B라는 순서를 거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리 예측해 보고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치 복잡한 문제나 사회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와 비슷한 모형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하듯 일을 진행할 때에도 머릿속에서 일에 대한 결과를 예측해 보는 모의실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런 머릿속 모의실험이 필요한 이유는 ‘일의 방향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어떻게 해야 하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무작정 바쁘기만 한 것이다. 방향이 맞지 않으면 어떤 일도 소용이 없다. 모의실험을 통해 일의 방향이나 흐름을 구상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직접적인 행동을 통한 정보 습득 역시 중요하다. 지난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강조했던 ‘해봤어 정신’이 다시 회자됐다. ‘해봤어’는 직접 몸을 부딪쳐서 얻는 ‘체득’의 의미다. 수영에 대해 아무리 많은 이론을 알고 있는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직접 물에 들어가 해보지 않고서는 수영을 완벽하게 안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정보를 얻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의 분야, 기업의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과 자원에 맞는 실행 능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은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후 “경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두려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피나는 노력은 물론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능력이 없었다면 극한의 긴장과 냉정한 승부의 현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CEO 에세이]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이사

약력
: 1968년생. 93년 포항공대 물리학과 졸업. 95년 한국코트렐 연구원. 96년 한국네트워크비즈니스컨설팅 설립. 99년 심플렉스인터넷 설립 및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