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마케팅 나선 한국GM의 노림수

지난 1월 간판을 ‘대우’에서 ‘쉐보레’로 바꾸고 3월 사명도 변경한 한국GM이 국내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쉐보레 브랜드 신차 3종을 연달아 선보인 후 지난 4월 5일 윈스톰의 후속 모델인 캡티바까지 4종의 신차를 쏟아냈다. 그리고 올해 중에 4종의 신차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로써 한국GM은 경차에서부터 하이엔드 대형차까지 모든 소비자 계층을 섭렵할 타기팅 라인업을 갖춰 나가고 있다.

전 차종 5년 10만km 보증 수리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차를 국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광고 등 마케팅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 공식 론칭에 앞서 지난 2월 25일부터 TV 등을 통해 쉐보레 브랜드 티징 광고를 노출시키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총 7편을 대대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각종 매체 광고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랜드마크 빌딩을 활용한 옥탑 및 래핑 광고, 지하철 스크린 도어 및 이동 트럭 광고, 비행선을 활용한 브랜드 노출, 건물을 활용한 비디오 쇼 등 독특한 브랜드 마케팅도 실시하고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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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신차 발표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거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도 쉐보레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했다. ‘쉐보레 올란도’와 ‘아베오’ 신차 발표회 당시 아프리카TV로 45만 명의 시청자가 생중계를 지켜봤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신차 발표회가 진행되는 동안 2000개 이상의 질문을 받고 연구개발진·디자인·마케팅 등 10명의 사내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이 실시간으로 답변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

또한 3년간 소모품 무상 교환, 5년 10만km 보증 수리(Warranty), 7년간 무상 긴급 출동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쉐비케어’도 업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카마로를 제외한 쉐보레 전 차종에 대한 5년 또는 10만km 보증 수리는 현대·기아차 워런티보다 서비스 폭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의 에쿠스를 제외한 대부분 차종은 차체와 일반 부품의 보증 기간이 ‘2년 또는 4만km’ ‘3년 또는 6만km’다. 기아차도 비슷하다. 한국GM은 쉐보레가 유럽이나 북미에서도 한국 시장처럼 긴 보증 기간과 무상 긴급 출동 서비스를 하지 않으며 소모품 무상 교환은 아예 북미 시장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GM의 일련의 공격적 마케팅 효과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판매 실적이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한국GM은 3월 동안 1만2265대를 판매해 2월(7631대)보다 60% 이상, GM대우 시절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고 내수 점유율을 9.2%까지 끌어올렸다.

한국GM은 이러한 기세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 지난해 7%대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올해 두 자릿수로 늘리고 장기적으로 내수 시장 2위까지 넘보고 있다.

현재 한국GM은 기존 대우자동차판매가 전담했었던 판매망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전국 280개였던 판매 대리점 수를 300개로 확대, 이전하고 있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고급 이미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거점별 대형 허브 대리점 13곳과 중형 스포크 대리점 80곳은 다른 수입차 매장과 같이 럭셔리 콘셉트의 쇼룸과 라운지로 꾸미고 있다. 쉐보레의 영업 사원 수는 지난해 2600여 명 수준에서 현재 3100명으로 늘어났고 4월 현재 쉐보레 영업직 공채 1기 전형을 수백 명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GM은 투자 계획에서도 지난 수개월 동안 쉐보레 브랜드의 선전에 탄력을 받아 최근 투자 금액을 확대했다. 지난 3월 초 브랜드 공개 행사에서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향후 3년 동안 신차 출시와 생산 시설 증설, 마케팅 등에 총 4조8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아카몬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보다 6000억 원이 늘어난 5조4000억 원을 한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