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자유무역협정

2011년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허브’로 재탄생한다. 지난해 협상을 끝낸 유럽연합(EU)과의 FTA가 7월 공식 발효되고 3년여를 끌어 온 한미 FTA도 연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EU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8조3000억 달러로 단일 경제권으로는 세계 1위다.

미국은 수입 시장 규모가 1조6000억 달러(2009년)로 중국과 일본을 훨씬 뛰어넘는다. 한·칠레 FTA 등 기존에 체결한 FTA와는 차원이 다르다. 주요 공업국 가운데 미국·EU와 모두 FTA에 성공한 나라는 현재로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FTA의 가장 큰 효과는 관세 장벽 제거에 따른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다. 2009년 GDP 대비 무역 의존도가 82.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으로서는 FTA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정대로 국회 비준을 거쳐 EU·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한국 제품은 이들 시장에서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아 경쟁국 제품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한·EU FTA 7월 1일 발효 예정
<YONHAP PHOTO-2415> 한미 FTA 협상 사실상 타결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한미 FTA관련 통상장관 회의를 갖고 "금번 회의에서 양측은 자동차 등 제한된 분야에 대해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워싱턴 D.C 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진전방안을 포함해 양국 통상현안을 놓고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2010.12.3 << 연합뉴스 DB >>

    photo@yna.co.kr/2010-12-03 23:22:53/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미 FTA 협상 사실상 타결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한미 FTA관련 통상장관 회의를 갖고 "금번 회의에서 양측은 자동차 등 제한된 분야에 대해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워싱턴 D.C 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진전방안을 포함해 양국 통상현안을 놓고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2010.12.3 << 연합뉴스 DB >> photo@yna.co.kr/2010-12-03 23:22:53/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U는 자동차(10%)·TV(14%)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이 높아 FTA에 따른 관세 철폐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섬유(최대 12%)와 자동차 부품(4.5%) 등에서도 국내 중소기업들이 EU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무관세 역내 교역 비중(64.2%)이 높은 EU 시장의 특성상 FTA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한미 FTA 발효 후 10년 동안 실질 GDP는 6.0%(누적치) 증가하고 34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0년간 제조업 대미 수출(연 13억3000만 달러)과 무역수지 흑자(연 7조5000억 달러)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0개 정부 출연 연구소는 한·EU FTA가 한국 경제의 실질 GDP를 장기적으로 최대 5.6%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15년간 대EU 무역수지는 연평균 3억6100만 달러의 흑자 증가가 예상된다.

EU·미국과의 FTA는 한국 경제의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국 등 중화권의 수출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등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1~2위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한국의 FTA 드라이브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은 캐나다·멕시코·호주·뉴질랜드·콜롬비아·터키·걸프협력위원회(GCC) 등 12개국과 FTA 협상을 전방위로 진행하고 있다. 일본·중국 등 9개 나라와는 FTA 협상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호주·콜롬비아·터키와의 FTA는 2011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FTA를 통한 한국의 교역 비중은 14% 수준이다. 한·EU FTA가 발효되는 7월이면 이 수치가 25%대로 늘어난다. 여기에 미국과 호주·콜롬비아·터키를 포함하면 전체 교역의 절반이 FTA를 통해 이뤄진다.

이제 다음 관심은 중국과 일본이다. 한국과 중국은 양측 정상이 FTA 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추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의 10년간 표류하던 한일 FTA도 한중 FTA 추진에 자극 받아 협상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중, 한일 간 논의가 탄력을 받으면서 한중일 FTA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리적·경제적 인접성 등을 고려하면 한중일 FTA는 미국·EU와의 FTA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