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신사옥 ‘페럼타워’입주

신사옥 ‘페럼타워’를 짓고 을지로로 돌아온 동국제강이 연이은 희소식에 ‘함박웃음’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8월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수하동 신사옥 ‘페럼타워’에 입주했다.

이곳은 동국제강이 1974년부터 2007년까지 고집스럽게 본사 건물로 사용해 왔던 곳이다. 그동안 이웃들이 대형 오피스 건물을 쑥쑥 올릴 때도 동국제강 본사는 33년간 거의 본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2007년 이 지역이 재개발됨에 따라 잠시 강남으로 자리를 옮겼던 동국제강은 옛 본사 터에 신사옥을 지었다. 동국제강이 신사옥에 들인 공은 각별했다. 이 자리가 창업자부터 3대를 이어 성장해 온 철강 종가(宗家)의 맥을 같이한 곳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신사옥의 이름을 직원들의 응모를 거쳐 ‘페럼타워’라고 지었다. 페럼(Ferrum)은 라틴어로 철(Ferro)을 말하며, 거대한 암석이 솟아 철 구조물에 기대어 있는 강대한 모습과 시간의 흐름에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는 수정체를 형상화했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의 ‘변화와 성장’이라는 비전을 표현했고 전체적인 외형은 동국제강의 기업 이미지(CI)인 ‘DK’를 형상화했다.

페럼타워는 웅장한 갤러리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동국제강은 여러 국내외 작가들의 대형 작품을 건물 곳곳에 설치해 오피스 전체를 갤러리 개념으로 꾸몄다. 더욱이 고층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전경 역시 페럼타워에서의 즐거움이다. 또 한일관·만텐보시·안즈·야마야 등 프리미엄 레스토랑 등을 유치해 주변과 차별화를 시도해 새로운 명소를 만들었다.

을지로 수하동에 되돌아온 이후 회사에 희소식이 이어졌다. 동국제강은 지난 10월 5일 인천제강소에서 연간 생산량 120만 톤의 신개념 전기로인 에코아크(Eco-arc)로 가동에 성공했다.

에코아크 전기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원료인 고철(철 스크랩)을 전처리해 연속으로 공급하며 에너지 효율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를 통해 획기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국제강 측은 “기존 50여 년 동안의 전기로를 통한 철 생산 방식을 바꾸는 혁신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전략 제품, 11월부터 양산 돌입
[컴퍼니] 을지로 컴백…변화와 성장 ‘상징’
동국제강이 수년간 사업을 추진해 온 브라질에서도 낭보가 들렸다. 글로벌 고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급진전된 것.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11월 4일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브라질 발레(Vale)사와 합작해 브라질 세아라(Ceara) 주 고로 제철 건설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 내용은 발레·동국제강·포스코가 50%, 30%, 20% 정도의 지분율로 참여해 1단계 연산 300만 톤급 고로를 건설하고 향후 300만 톤급 고로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내년 1분기 내에 3사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작사 설립이 완료되면 오는 2014년 1단계 고로 건설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이나 에코아크 전기로 도입 등은 동국제강에 국내 철강 종가(宗家)의 자존심을 건 프로젝트로 철강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동국제강은 3년간 1조 원을 투자한 당진 후판 공장에서 5월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주목할 부분은 조선용 후판 부분을 주력으로 하는 동국제강이 당진 공장에서 TMCP 후판, 정밀 제어 열처리 가공 후판 등의 차세대 전략 제품을 11월부터 양산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포스코와 같은 극소수의 선진 고로사만이 만들어 왔던 아이템으로 동국제강의 제품 공급 성공은 중국과 같은 후발 후판 주자와의 격차를 벌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은 현대중공업 등 국내 7대 조선사로부터 이들 제품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이어질 브라질 등의 투자에 꼭 필요한 성장 동력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