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올해의 CEO] 거대 KT 변화 이끈 ‘혁신의 전도사’

비제조업 부문_이석채 KT 회장

이석채 KT 회장이 12일 KT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실현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강은구기자egkang@hankyung.com 2010.07.12

지난해 1월 14일 KT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이석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혁신’을 들고 나왔다. 이 회장은 구체적으로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 인사 체계와 교육 훈련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취임 이후 2년여가 흐른 지금 KT 직원들은 회사 안팎에서 KT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예전엔 공기업 냄새만 났는데 요즘은 KT가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 중심에 이 회장이 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이 회장은 고리타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욱 젊고 역동적인 변화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러한 생각은 ‘쿡(Qook)’과 ‘올레(Olleh)’ 광고로 나타났다.

화상회의 전격 도입…스피드 경영 이끌어

‘올레(Olleh)’는 영어 인사말 ‘헬로(Hello)’를 거꾸로 표기한 것이다. 역발상의 혁신적 사고를 통해 고객 중심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담았다.

KT의 업무 환경 역시 스피드 경영을 강조한 이 회장의 지시로 효율적 업무 처리를 위한 방식으로 재편됐다. 대표적인 게 화상회의 시스템이다.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KT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도 이전보다 빨라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의 아이폰 도입, 와이파이(무선랜)존 수만 개 설치, 무선 데이터 이월제 적용 등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이 회장의 취임 이후 KT에 잇따라 붙었다.

노동조합도 이 회장 취임 후 빠르게 바뀌어 가는 회사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KT 노조는 지난해 7월 상급 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노사 화합 선언을 체결하고 회사 정책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KT에 올해 노사 문화 대상 대통령상을 수여했다.

아이폰에 이어 이 회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IT 생태계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각종 데이터·소프트웨어를 서버 컴퓨터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으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자료를 내려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KT는 앞으로 5년 뒤인 2015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만 연매출 7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상생 협력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비용이 더 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어느 기업도 혼자 성장하고 발전할 수 없다”며 “협력사의 역량을 자신의 역량으로 삼아 함께 발전하는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협력사와 동반 성장하는 것이 국가적인 경쟁력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약력 : 1945년생. 64년 서울 경복고 졸업. 68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82년 미 보스턴대 경제학박사. 69년 제7회 행정고시 합격. 84~88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 95년 재정경제원 차관. 96년 정보통신부 장관. 96~97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2009년 KT 대표이사 회장(현).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