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경제학자들의 만찬’

2008년 10월 23일 여든두 살의 나이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은 재직 기간 동안 자신이 세상을 잘못 이해했다는 것을 시인했다.

청문회실의 증언대에 앉은 그는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본인의 세계관과 이데올로기가 틀렸음을, 현실과 맞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린스펀은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중앙은행에서 일을 옳게 처리하고 있다고 확신한 채 무려 40년간 일했다는 점입니다”라고 답했다.
[서평] ‘고장 난’ 금융시장 역사적 고찰
그린스펀의 이데올로기는 ‘금융시장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자본을 배분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며, 정보를 모으고 배포한다. 미국 정치권과 금융계는 이러한 그린스펀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했다.

그런데 금융시장이 갑자기 기능을 멈췄다. 2007년 여름, 미국 모기지 채권시장이 붕괴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자산시장이 차례차례 무너졌다. 급기야 미국과 유럽 정부는 금융시장을 다시 안정시키기 위해 금융 시스템 일부를 국유화해야 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죽은…’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응답의 단초를 제공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이자 경제 경영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100년간의 월스트리트 경제사를 기자 출신 특유의 치밀함과 위트 넘치는 문체로 마치 동시대의 기록처럼 펼쳐 보인다.

1920년대 대공황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 번영기를 거쳐 침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20세기 미국 경제사를 숨 가쁘게 쫓으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사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함께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던 경제학자와 금융학자의 에피소드들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금융시장을 통해 큰 부를 누리다가 하루아침에 파산한 어빙 피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존 케네스 갈브레이스 등 세계 경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쟁쟁한 경제학자들의 면면도 공개된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


[서평] ‘고장 난’ 금융시장 역사적 고찰
월스트리트가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비밀

앨런 S. 로스 지음/이채린 옮김/360쪽/신원문화사/1만3000원

아홉 살만 되어도 알 수 있는 간단한 수학 공식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이와 함께 투자자의 종잡을 수 없는 심리를 재치 있는 유머와 함께 실었다. 투자의 가장 큰 장애물은 시장을 이기려다가 제 꾀에 넘어가고 마는 투자자 자신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월스트리트에 만연한 속설을 따르지 말고 단순함의 미학으로 돌아가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서평] ‘고장 난’ 금융시장 역사적 고찰
뉴스의 종말


켄 닥터 지음/유영희 옮김/344쪽/21세기북스/1만6000원

지난여름 홍수가 났을 때 가장 먼저 피해 소식을 알리고 대피 방법을 전달했던 것은 트위터 사용자였다.

이 책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저널리즘의 변화를 가져온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뉴스 산업’의 모델을 제시한다.

변화된 새로운 저널리즘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는 글을 쓰고, 당신들은 읽는다’는 구조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자들이 저널리스트인 동시에 블로거이자 콘텐츠 수집가가 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서평] ‘고장 난’ 금융시장 역사적 고찰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100일의 법칙

강상구 지음/264쪽/원앤원북스/1만3000원

새로운 습관은 이전의 습관으로 돌아가려는 강력한 힘을 제압할 수 있는 또 다른 힘이다. 이러한 힘은 결코 단기간에 생기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이전의 습관으로 회귀하지 않고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일간 참고 견뎌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화의 100일로 가는 길은 유혹과 고비가 가득한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꾹 참고 100일만 실천한다면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고 책은 강조한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11.25~12.1)

1.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김희정 외 옮김/부키/1만4800원
2.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
3. 우리는 천국으로 출근한다/김종훈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
4. 하루 10분의 기적/KBS수요기획팀 지음/가디언/1만2000원
5. 부자들의 음모/로버트 기요사키 지음/윤영삼 옮김/흐름출판/1만6000원
6. 보이지 않는 차이/연준혁 외 지음/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7. 스토리 건배사/김미경 지음/21세기북스/1만2000원
8. 2011업계지도/이데일리 지음/리더스하우스/2만 원
9.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이시형 지음/중앙북스/1만3000원
10.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티나 실리그 지음/이수경 옮김/엘도라도/1만2000원

(집계 :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