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낮에는 가정식 벤또와 라멘 등의 식사 손님으로 붐비고 밤에는 이자카야로 변신하는 두 얼굴을 가진 코엔이 회현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벤또는 가이센 벤또와 스테키 벤또, 우나기 벤또 등이 있다.가이센 벤또는 광어회·연어·참치·대포이카·시메사바·소라와 10여 종류의 반찬과 채소 샐러드가 후리가케를 뿌린 초밥 위에 올려 나온다. 벤또 하나에 맛과 영양이 소복이 담겨 있고 모양새는 마치 유러피언 스타일의 꽃다발처럼 아름답다.
몸통 길이가 40cm나 되고 두께가 5cm나 되는 대포이카는 표면에 잔 칼집을 넣어 불로 그슬려 육즙이 빠지지 않게 하면서 얇게 썰어낸다. 두께가 3cm 정도로 부드럽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마치 떡 같다.
번갈아 가며 분주히 젓가락질하는 물 좋은 광어회와 연어회, 선홍빛 참치 맛도 맛이지만 마요네즈에 버무린 킹크랩 속살과 연근조림·곤약·찐어묵·계란말이·단호박에 신선한 채소 샐러드까지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맛이다.
스테키 벤또는 횟감 대신 스테이크가, 우나기 벤또는 잘 양념된 장어구이가 먹음직스럽게 올라 앉아 있다. 시메사바, 삼겹살 채소말이, 히라메 고노와다와 사케마루는 슬금슬금 사케를 부르기 딱 좋다.
시메사바는 쉽게 상하는 고등어를 오래 보존하기 위한 일본 요리로 자칫하면 신맛이 강하거나 비린 맛이 도드라지기 쉬워 본래의 맛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횟감 고등어를 밑간한 후 청주와 쪽파·양파·레몬·생강을 넣은 배합 단촛물에 담갔다가 건져내기 때문에 생선회보다 보존성이 뛰어나다. 푸른빛이 반짝이는 등 위에 곱게 간 생강과 송송 썬 실파를 뿌려 낸다. 겉이 살짝 익어 하얗고 속은 횟감 상태다. 비린 듯 비리지 않고 적당한 신맛에다 상큼하면서도 고소한 시메사바만의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다.
아스파라거스·팽이버섯·새우에 얇은 대패 삼겹살을 돌돌 말아 데리야키 양념을 끼얹으며 구운 삼겹살 채소말이는 코끝을 치고 올라오는 불 향과 달착지근하게 감겨오는 양념 맛이 즐겁다. 히라메 고노와다는 고노와다에 무쳐낸 광어 살이다.
고노와다는 해삼 내장을 숙성한 일본식 젓갈로 계란을 푼 것처럼 미끈거리며 실크처럼 부드럽고 해산물 특유의 비릿한 풍미가 강하다. 뜨거운 밥에 한술 주르륵 떠 넣은 고노와다에 참기름 두세 방울 떨어뜨려 김을 넣고 쓱쓱 비벼도 기막힌 맛인데 입 안에 찰싹 들러붙는 광어 살을 버무렸으니 어찌 그 맛이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부드럽고 달콤한 단호박 감자 샐러드에 연어를 감싸 올려 호두를 섞은 사과 소스를 넉넉하게 뿌려 내는 사케마루. 흔히 쓰는 훈제 연어가 아닌 횟감용 연어라 그 신선함이 맛을 더한다.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석 잔의 사케를 부르고 또 부르는 맛이다.
영업시간 : 11:30~14:00, 17:00~04:00 메뉴: 가이센 벤또 1만5000원, 스테키 벤또 1만5000원, 우나기 벤또 1만3000원, 히라메 고노와다 3만 원, 삼겹살 채소말이 2만 원, 시메사바 2만 원, 사케마루 1만5000원 위치: 서울시 중구 회현동2가 87 쌍용 플래티넘 1층 문의: (02)318-5901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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