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새끼, 백조가 되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신한금융투자의 이고은·김한이 애널리스트가 펴낸 ‘미운오리새끼, 백조가 되다’를 선정했다. 2010년 은행 업종의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2011년의 은행 업종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더욱이 우리금융 민영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등의 핫이슈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1년 신한금융투자 은행업 유니버스의 가중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1%로 전년 대비 5.2% 증가가 예상된다.

더욱이 은행업은 2011년 1분기에 현대건설 매각 이익에 따른 강한 실적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업에 대한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 2010년 한국거래소(KRX) 뱅크(Banks)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3.3%로 코스피 대비 16.6%포인트 밑돌았다.

은행업 주가 부진의 주 원인은 2분기 제3차 구조조정과 3분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등 대손충당금의 과다 전입이 은행들의 순익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부터는 △대손충당금 리스크가 감소하고 △대출 성장이 재개되며 △실질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함으로써 그동안 포트폴리오 내 미운 오리 새끼였던 은행이 재조명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1분기 현대건설 매각 이익에 따른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먼저 대손충당금 전입 비용은 부동산 PF 리스크가 줄어듦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잔액은 총대출 대비 3.52%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또 최근 부동산 PF 연체율이 5.85%까지 급상승했기 때문에 금감원은 부동산 PF 관리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이다.

따라서 자산관리공사와 구조조정기금 등이 부동산 PF 대출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동산 PF 채권이 매각되면 은행들의 부동산 PF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관련 리스크가 소멸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 효과 및 가계 채무 상환 능력 개선 역시 대손충당금 전입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코스피는 1900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해 왔다. 이는 유동성 등 거시 환경의 요소가 작용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한몫했다는 판단이다.

2010년 신한금융투자 유니버스 비금융 업종들의 분기별 평균 영업 이익률은 2009년 4분기 이후 매분기 1%포인트 증가하고 있으며 한계기업의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대출 부실 가능성이 낮아지고, 부실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 대손충당금 전입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가장 안전한 대출 영역으로 알려진 가계 대출 부문은 향후에도 부실화 우려가 적다. 그 이유는 가계의 금융 부채 대비 가처분소득 비율이 감소하고 있고 가계 대출의 신용 등급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가계 대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아직 그 수준이 미미하다.

이와 함께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 발생 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게 됨으로써 대손충당금 전입 기준에 대한 일관성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대손충당금 전입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화제의 리포트] 은행 수익성 쑥쑥…우리 민영화 ‘핫이슈’
대출 성장률 안정화될 것

은행들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대출도 가계 대출 위주로 점차 재개될 것으로 판단된다. 1998년부터 2009년까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대출 성장률의 상관계수는 0.65에 달한다. 2010년 GDP 성장률 전망치는 6.1%에 달하지만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대손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대출 성장은 부진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국내 은행 원화 대출금 연평균 성장률(CAGR)은 14%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가계 대출의 성장률은 18%, 기업 대출의 성장률은 11%에 달했다. 하지만 2010년 가계 대출 성장률과 기업 대출 성장률 모두 3%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11년에는 금융 위기 발발 3년차에 접어들면서 GDP 성장률이 안정화된 수준에 이르렀고 더블 딥 우려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GDP 성장률과 대출 성장률 간의 괴리도 점차 좁혀질 전망이다.

GDP 성장률과 대출 성장률의 관계를 보면 GDP 성장이 선행되고 약 1년 후에 대출 성장이 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10년 빠른 속도로 회복한 GDP 성장률이 2011년에도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010년 부진했던 대출성장은 2011년에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과 고금리 예금 및 은행채 만기 도래에 따른 조달 비용 감소로 향후 NIM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또한 대손 비용 감소에 힘입어 실질 NIM의 상승 폭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은 1분기 현대건설 매각에 따른 비이자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금융 민영화는 2011년 은행 업계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우리금융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에 대한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ROE가 지방은행 중 높고 자산 건전성이 우수한 경남은행의 인수 가격은 1조5000억 원에서 2조9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제의 리포트] 은행 수익성 쑥쑥…우리 민영화 ‘핫이슈’
KB금융·하나금융·기업은행 ‘강추’

KB금융은 2010년 대손 비용의 증가와 4분기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 때문에 2010년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2011년에는 대손 비용 감소와 함께 NIM 상승, 가계 대출 증가로 가장 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2011년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전입 비용 감소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구조 개선이 KB금융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2010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대출 성장률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뛰어나다. 2011년 대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둔화되겠지만 2010년 선제적으로 전입하던 대손충당금 전입 비용이 2011년에는 감소하며 순익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금융은 우수한 자산 건전성 관리에 따라 대손 비용이 0.60%에 불과해 부산은행과 함께 대손 비용이 가장 낮았다. 향후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가계 대출이 증가하면 가계 대출 비중이 46%로 은행 중 가장 높기 때문에 대출 성장 여력도 크다는 판단이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하나금융으로선 잃을 것이 적어 보인다.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중립을 제시한다. 그 이유는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부실채권(NPL) 커버리지 비율이 65%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외환은행과 함께 1분기 현대건설 매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증권 매각익은 비경상적인 영업 활동으로 향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이 매각 이익으로 1분기 뛰어난 실적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는 현재 하나금융지주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장폐지 의무가 없으므로 매각이 발표된다고 하더라도 소수 주주들 쪽의 수혜는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2010년에도 분기별 2~3% 대출이 증가했지만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 특성상 대손 비용이 전년 대비 51bp(1bp=0.01%) 증가했었다. 그러나 2011년에는 지역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대손 비용이 감소하며 2011년 ROE는 2.6%포인트 증가한 15.3%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산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 경기 회복에 따른 지속적인 대출 성장과 우수한 자산 건전성을 꼽을 수 있다. 더욱이 부동산 PF 잔액과 연체율은 각각 7400억 원과 2.5%로 SH 은행업 유니버스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은행과 함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평가된다.
[화제의 리포트] 은행 수익성 쑥쑥…우리 민영화 ‘핫이슈’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1982년생. 200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2005년 GE. 2007년 노무라 증권. 2010년 신한금융투자 은행 및 카드 담당(현).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