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투자 기회 열린 브라질

브라질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 간 고속철도 건설(TAV Brasil) 사업 입찰서 제출 일자가 11월 29일로 결정됐다. 브라질 육상교통청은 12월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는 등 연내에 업체 선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현재 일본철도 등 일본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 프랑스 알스톰(Alstom), 독일 지멘스(Siemens) 등이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등 15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국도 곧 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총 520km 구간에 고속철도를 놓는 TAV 브라질 프로젝트는 사업비가 총 200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 컨소시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의 그루포 베르칭(Grupo Bertin)은 대형 프로젝트인 벨로 몬치(Belo Monte) 수력발전 사업의 노르치 에네지아(Norte Energia) 컨소시엄에 참여해 사업권을 획득했다.

벨로 몬치 프로젝트는 파라(Para) 주에 있는 싱구(Xingu)강에 1만1233㎿급의 수력 발전 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총 190억 헤알(약 12조 원)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수력발전 시설이 될 전망이다.

TAV 브라질 사업과 벨로 몬치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되는 브라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한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4월 국가 성장 가속화 프로그램(PAC)II를 발표했다. PAC II는 6개 분야에 대한 향후 정부의 중점 투자 계획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SOC 분야에 해당하는 도시 재개발 사업과 수송 부문에서만 2011~2014년 사이에 1616억 헤알(약 100조 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집권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집권 노동자당의 PAC 정책은 새 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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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00억 달러 고속철 사업자 발표

브라질 SOC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숙지가 필수적이다. SOC 관련법은 입찰법, 일반사업권법 및 민·관 합작투자(PPP)법 등이 있다.

우선 입찰법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공공 서비스, 건설 공사 및 상품 매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입찰법은 사안에 따라 6가지의 입찰 절차를 적용하는데 외국인의 참가도 가능하다.

통상 입찰 참가 조건이 명시되는 입찰 공고에 외국 기업들의 참가 가능 여부가 포함된다. TAV 브라질 사업에도 외국 법인들의 입찰 참가를 명시한 입찰 공고에 따라 한국 컨소시엄 등 외국 업체가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PPP 방식은 정부의 행정 관할에 있는 권한을 위탁 사업권의 형태로 사업화해 정부와 민간 양측이 모두 이득을 얻고 위험도 공동으로 부담하는 사업이다. 주로 민간은 자본 투자와 사업 운영을 맡고 정부 측은 지급보증과 다른 자원의 제공을 담당하게 된다. PPP 대상 사업은 발전·송배전·석유화학품 생산·항구·공항·우주항공·도로·통신·채탄·하수처리 등이다.

PPP 방식은 지난 2003년께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먼저 미나스제라이스 주 및 상파울루 주 등 일부 주에서 시행됐다. 연방법은 2004년 12월 30일에 입법화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PPP 사업은 2006년에 시작된 상파울루시의 메트로 4호선 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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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6억8000만 헤알(약 1조7000억 원) 규모로 상파울루 주가 토목에 19억6000만 헤알을 투자하고 수주를 받은 메트로콰트로 컨소시엄이 7억2000만 헤알을 투자한다.

PPP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도 브라질에서는 공익사업에 관한 일반사업권법이 제정돼 있었다. 그러나 민간이 사업권을 부여받아 공익사업을 진행하는 일반사업권 방식은 PPP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PPP 사업의 경우 정부와 민간 사업자가 위험을 분담하는 한편 정부는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보증한다는 점이다. PPP 방식 하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른 계약상의 위험 및 시장 요인에 따른 사업성 관련 위험도 정부와 민간 사업자 사이에 분담 대상이 된다.

또 정부는 조세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특별 펀드의 조성, 보증보험·지급보증의 이용 및 보증 펀드 또는 보증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사의 보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증할 수 있다. PPP법은 정부의 보증을 위해 연방정부·연방관련기관·공공재단 등에 60억 헤알까지 PPP를 위한 보증 펀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성된 연방 보증 펀드는 브라질은행(Banco do Brasil)·발리(Vale)·엘레트로브라스(Eletrobras) 등의 기업 주식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산은 2009년 7월 말 기준으로 약 52억 헤알(약 3조4000억 원) 정도가 확보돼 보증 펀드에 의한 보증에 문제가 없다.

PPP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투자 관련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민간과 정부가 합작으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PPP법은 SPC의 정부 측 지분이 다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PPP법은 종전의 일반 사업권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중재 방식의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있다.

PPP 방식도 입찰법에 따른 입찰 절차(그중 Concorr?necia 방식으로 한정)에 따라 진행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입찰 절차처럼 외국인의 입찰도 가능하다. 대표적 PPP 사업인 상파울루 메트로 4호선 공사의 사업권을 취득한 메트로콰트로 컨소시엄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메트로 영업권 보유자인 베니토 트랜스포르테스(Benito Transportes S.A.)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 메트로의 관계 회사가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면 수주보다 특정 공정 참여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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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측면에서 보면 향후 브라질 SOC 건설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PAC II로 대표되는 브라질의 정책에 따라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SOC 사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에 대비한 각종 기반 시설에 대한 수요 역시 브라질 SOC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다만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기업들이 브라질 SOC 시장을 주목하고 있고 이들과의 경쟁 속에서 사업권을 따내야 한다는 점이 관건이다.

TAV 브라질 사업만 하더라도 한국 컨소시엄 이외에 세계 선진 각국의 업체가 입찰에 참가하고 있어 사업권 획득 경쟁이 치열하다.

브라질 SOC 시장을 바라보는 기업은 프로젝트와 해당 기업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입찰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면적인 수주 방식으로 사업권을 확보하면 그 대가가 크지만 사업권 확보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 즉, 대규모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컨소시엄 내부의 의견 조율, 브라질 정부 기관에 대한 직접 상대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전체 공정 중에서 특화된 기술을 확보한 영역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에 들어가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다. 전체 프로젝트에서 교량 건설과 같은 특수한 공정이 요구되거나 폐수 처리와 같은 기술이 요구되는 부분에 기술 경쟁력을 무기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이다. 결국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브라질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현지의 적절한 파트너를 선택해야만 브라질 SOC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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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

서울대 법대 졸업. 사법연수원 제31기 수료.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 법학대학원(Gould School of Law) 법학 석사.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