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주총’이 대세…ESG 경영 강화·여성 사외이사 선임 바람도 거세져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0년 3월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sweat@hankyung.com
(사진)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0년 3월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sweat@hankyung.com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 총회(주총) 시즌이 코앞에 다가왔다. 3월 12일 포스코(343,500 -0.72%)를 시작으로 삼성전자(83,900 -0.24%)·현대차(231,500 +0.43%) 등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총이 이어진다. 이번 주총 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따른 주주 가치 제고다. 또한 여성 사외이사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중계 형태의 ‘언택트(비대면) 주총’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주총 온라인 생중계

포스코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3월 12일 제53기 정기 주총을 연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한다. 온라인 주총은 실시간 온라인 중계 방식과 함께 양방향 온라인 소통도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주총에 참석을 원하는 주주는 3월 11일까지 포스코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다만 온라인 주총에서는 현행법상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므로 주주는 사전에 전자 투표·서면 투표·의결권 대리 등 비대면 방식을 통한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 이 중 가장 쉽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제도는 전자 투표다. 주주는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에서 3월 2일부터 11일까지 전자 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포스코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6개의 안건을 상정한다.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를 비롯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인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과 권태균 전 아랍에미리트 대사, 신임 사내이사 후보인 정창화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한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유 전 장관은 환경 분야 전문가로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 과학기술정책연구소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정관 변경에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 차원에서 ESG 관련 주요 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 개편 건이 포함된다. 포스코 이사회는 앞서 2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ESG위원회 신설을 통해 탄소 중립을 비롯한 환경·안전사고 방지 등에 대해 장기적 계획과 전략을 세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3월 17일 제52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도 주주 편의를 위해 올해 처음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한다. 3월 초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중계 사전 신청에 대해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신청 기간은 전자 투표 참여 기간(3월 7~16일)과 같다.

삼성전자의 이번 주총 안건에는 특별 배당금 성격의 10조7000억원(주당 1578원)이 더해진 제52기 기말 배당을 포함한 제52기 재무제표 승인 건이 상정된다. 또한 박병국·김종훈 사외이사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내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김선욱 사외이사의 재선임은 별도 안건으로 진행된다.

현대차는 서울 서초구 본사 서관 2층 대강당에서 3월 24일 제53기 정기 주총을 연다. 현대차도 사전 전자 투표제와 주총 당일 온라인 생중계를 동시에 진행한다. 전자 투표를 희망하는 주주들은 3월 12일부터 23일까지 참여하면 된다. 주총 생중계 신청 기간은 전자 투표 기간(3월 12~23일)과 동일하다. 조만간 현대차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중계 사전 신청에 대해 안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주총에서 장재훈 사장과 서강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하언태 사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또한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ESG 관련 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는 이날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의결한다. 현대차는 2월 23일 주총 소집 공시를 통해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와 심달훈 우린조세파트너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 교수의 현대차 역대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 여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다. 2019년 한국 교수 중 처음으로 미국 항법학회 이사에 선출됐고 한국 항공우주학회 여성 최초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교수가 사외이사로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 방향성과 기술 동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조언과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주총 시즌’ 개막…미리 보는 관전 포인트
3월 24일은 현대모비스(306,000 -0.81%)의 제44기 정기 주총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전자 투표제와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강 교수는 기술 경영과 경영 혁신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급변하는 산업 지형에 맞춘 연구·개발(R&D) 혁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내려놓는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지만 지난해 아들인 정의선 회장에게 지휘봉을 넘겨준 만큼 물러나기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은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정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자리에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상무)을 선임하기로 했다. 상무급 임원을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R&D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286,000 +0.53%)·LG(110,000 +0.46%), 배당 확대 등으로 주주 가치 제고

SK(주)는 3월 마지막 주에 제30기 정기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3월 초 주총 소집 공고를 공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주)도 이번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를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당 7000원의 연간 배당금액을 확정하며 통합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주주 배당 금액을 발표한 SK(주)는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주주 가치 제고와 주주 권익 보호 활동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기업 중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SK(주)는 올해 초 발표한 첨단 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의 실행을 통해 ESG 경영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3월 말 제59기 정기 주총을 앞둔 (주)LG도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에 중점을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LG는 지난해 보통주 2200원(우선주 2250원)의 배당 대비 주당 300원 증가한 보통주 2500원(우선주 2550원)의 현금 배당 결정을 최근 공시했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ESG 경영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주)LG는 특히 이번 주총에서 LG상사(32,700 +5.65%)·판토스·실리콘웍스·LG하우시스(88,700 +2.66%)·LGMMA 등 5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해 새로운 지주회사인 ‘(주)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5개사 중심의 신규 지주사는 오는 5월 출범할 예정이다.

(주)LG 관계자는 “계열 분리로 그룹의 역량을 전자·화학·통신 등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주주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