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부문 - 서울우유

30대 중반 이상의 소비자들에게 과거 유리병에 담겨 배달되던 서울우유는 아련한 향수로 기억된다. 군대에서 먹었던 라면이 가장 맛있는 라면이었듯이 과거 병우유는 생애 가장 맛있었던 우유로 지금도 소비자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스토리 때문인지 서울우유는 지금도 국내 점유율 36%로 우유 업계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서울우유는 법인이 아닌 조합으로 운영되는 독특한 구조로 73년을 이어오고 있다. 주인도 따로 없고 기업 조직처럼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2200여 개의 목장주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으면서도 내분이 없다.

또 서울우유는 국내 최초로 △콜드 체인 시스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밀크마스터 제도 △‘1등급A’ 우유 △제조일자 표기를 도입해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오고 있다. 서울우유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는 이번 ‘최고 식품안전기업 대상’ 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제조일자 표기 후 일 1천만 개 판매 돌파
[2010 상반기 대한민국 최고 안전식품 기업] 국내 최초 ‘1급A·제조일자 표기’ 도입
서울우유는 1984년 업계 최초로 콜드체인 시스템(Cold Chain System)을 도입했다.

집유(集乳)하는 목장에 원유 냉각기를 설치하고 원유를 탱크로리로 이동해 목장에서 생산할 때부터 소비자가 마실 때까지 중간 유통 전 과정을 냉장 상태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우유의 품질 고급화 시대를 열었다.

또 유업계 최초로 전 품목에 대해 HACCP를 적용했다. HACCP는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가공·보존·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규명하고 중점적으로 관리해 식품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서울우유는 1999년 우유·발효유·가공치즈·자연치즈의 네 품목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았다.

또 서울우유가 실시하고 있는 밀크마스터(milk master)는 젖소 한 마리당 주치의를 둬 젖소의 건강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제도다. 현재 밀크마스터인 수의사 50명이 활동하고 있다.

2005년 9월 서울우유는 업계 최초로 ‘1등급 A’라는 고품질 우유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국내 우유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쇠고기의 경우 1등급 외에 1+등급, 1++등급이 있는 것처럼 우유의 기준을 더 세분화한 것이다.

원유의 위생 등급 고시에 따르면 ‘㎖당 세균 10만 마리 미만’이면 1등급에 해당하지만 1등급 A 원유는 ‘㎖당 3만 마리 미만’이어야 한다. 1등급 A를 받기 위해 서울우유는 낙농가로부터 우유를 등급별로 분리 집유하고 시설을 개선하는 등 2년 가까운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렇게 새로운 품질 기준을 내놓아도 경쟁 업체가 곧바로 카피하기 때문에 또 다른 차별화가 필요해졌다. 서울우유는 2009년 7월부터 유업계 최초로 유통기한과 제조일자 동시 표기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다.

신선식품의 경우 제조일로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우유의 신선함을 확인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선보인 것이다.

국내 식품안전기본법에는 제조일자 또는 유통기한 중 하나만 선택해 표기하면 된다. 그러나 유통기한만 표기할 경우 각 제조사별로 제시하고 있는 유통기간이 달라 가장 최근에 나온 제품이 어떤 것인지 가늠할 수 없는 반면 제조일자는 기준이 명확해 고객에게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서울우유는 제조일자를 표기하기 위해 30억 원의 비용을 들여 물류 과정을 개선하고 생산 과정도 제조 즉시 배송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제조일자 도입 후 서울우유의 일평균 판매량은 1000만 개, 연간 매출은 1조5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