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 성장의 수레바퀴 본격화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하이투자증권의 이상헌 애널리스트가 펴낸 ‘에스엠 - 성장의 수레바퀴 본격화’를 선정했다. SM은 국내의 대표적인 대중문화 관련 기업으로 최근 회사가 매니지먼트하는 ‘소녀시대’ 등의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끌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시스템이 안정 단계에 들어서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실적이 본격화되고 있다.

둘째, 해외 로열티 매출이 성장세에 접어들었으며 로열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화가 고평가되면서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음원 시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보이면서 최대 수혜 기업으로 주목되고 있다.

SM은 대표적인 음악 전문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다. 1995년 가수 출신인 이수만 최대 주주가 설립했다. 유망주를 캐스팅해 연습생이라고 불리는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게 한 후 가수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가수를 배출한 뒤에는 이를 활용해 프로듀싱에 따른 음반 제작, 퍼블리싱, 공연 기획 및 제작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었던 H.O.T와 S.E.S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고 신화, 플라이투더스카이, 보아, 동방신기, 천상지희,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등 기획한 대부분을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또한 일본과 아시아 등 소속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09년 기준 SM은 가요 음반 시장점유율 25.8%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엠넷미디어 12.8%, YG엔터테인먼트 11.6%, 서태지컴퍼니 8.8%, JYP 7.5% 등이 뒤따르고 있다.

[화제의 리포트] 스타 발굴 시스템 ‘안정화 단계’
사상 최대 실적 기대… ‘엔고’ 수혜주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주로 연예 매니지먼트, 영화·애니메이션 제작, 음반 제작, 인터넷 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2005년 이전까지는 연예 기획사, 음반 기획사, 외주 제작사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구분됐다.

2005년 이후부터는 연예 기획사 등이 외주 제작과 매니지먼트업을 겸하면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이후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우회 상장이 봇물처럼 이뤄졌지만 실적 뒷받침 없이 드라마 제작과 연예인 마케팅 활동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급락하는 투기적 형태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관련 업종이 신뢰를 잃었다.

그 결과 자금 펀딩이 어려워지자 자연스럽게 구조조정과 증시 퇴출이 이뤄졌으며 생존한 업체들은 시스템 안정화를 이루며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 연예인들이 핵심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소속 연예인들은 연기·가수·CF를 위주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소속사가 생산·유통하는 상품과 홍보 등 모든 수익 활동에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즉,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열고 또 인기에 힘입어 광고 출연하고 초상권을 판매하는 일련의 파생 사업을 종합 엔터테인먼트사가 직접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는 연예인들의 발굴 능력과 계약 기간 중의 활용 가능성, 더 나아가 한 연예인의 대박이 아닌 다양한 연예인들을 비즈니스 주기처럼 계속 발굴하며 수익 모델을 이어가는 게 가능한지가 관건이다.

SM은 그동안 연예인들의 발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줬다. 또한 연예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 모델을 비즈니스 주기에 알맞게 끊임없이 계속해 창출하고 있다. 소속 가수 브랜드 가치와 회사의 기획력이 맞물리면서 이런 시스템이 점차적으로 안정화되고 있어 SM의 실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외 로열티 매출의 증가도 눈여겨봐야 한다. SM의 해외 진출은 1990년대 후반 H.O.T와 S.E.S로 물꼬를 텄다. 이후 이들을 통한 시행착오와 가능성을 거듭 확인하며 해외 현지화 전략으로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이 일본과 중국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해외 로열티 매출이 중요한 이유는 높은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열티는 해외 파트너사로부터 일정 비용을 제외한 수수료 개념의 매출이다. 현재 로열티의 매출 총이익률(매출 총이익÷매출액×100)은 70% 이상이나 된다.

SM은 올해 1분기 해외 로열티 매출이 13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해외 로열티 매출이 158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해외 로열티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외에 소속 가수들이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해외 로열티 매출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 로열티 매출은 6개월 후 정산된다. 현재 동방신기와 SM이 소송 중이므로 동방신기와 관련된 매출은 7월까지만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8월에 보아가 1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할 예정이어서 보아의 가치를 고려했을 때 계약 조건이 이전에 활동했을 때보다 좋을 것이므로 로열티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이어서 소녀시대가 8월에 일본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최근 엔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SM은 특히 해외 로열티 매출의 80%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으므로 엔고 현상은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화제의 리포트] 스타 발굴 시스템 ‘안정화 단계’
디지털 콘텐츠의 최강자로 도약 중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음악 시장 중 디지털 음악 시장 비중은 지난해 27%로 급증한 상황이다. 이 중 싱글 트랙 다운로드가 온라인 음악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국내 디지털 음악 시장은 음악의 다운로드 서비스보다 벨소리 및 통화연결음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2008년부터 풀(싱글+앨범) 트랙 다운로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음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 저작권법 개정 이후 불법 다운로드가 줄어들면서 음원 시장도 점차적으로 합법화되는 과정이다.

올해부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음원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과거 음원의 유통이 이동통신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무선 인터넷의 활성화로 소비자의 음원 접근성이 강화되면서 음원 유통 구조가 콘텐츠 기업에 유리하게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음원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국내 음반 시장 1위 업체인 SM에 큰 호재다. 실제로 SM의 디지털 매출은 2008년 48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98% 성장한 95억 원을 기록했다.

음원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SM의 디지털 매출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디지털 매출의 매출 총이익률은 70% 이상으로 수익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이와 함께 3D 콘텐츠 제작에 따른 부가 수입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SM은 영화 ‘아바타’를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이끄는 디지털 콘텐츠 촬영팀 및 삼성전자와 손잡고 올해 하반기 소속 연예인들의 뮤직비디오 및 해외 공연을 3D로 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3D 콘텐츠 제작비를 제공하고 SM은 3D 콘텐츠의 저작권을 소유하는 형태여서 매출원가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SM은 수익성이 높은 해외 로열티 및 디지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또한 앞으로도 이런 구도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10년 예상 주가수익률(PER) 10.3배, 2011년 예상 PER 9.5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해외 로열티 및 디지털 매출 증가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 가속화, 연예인 수익 포트폴리오상 실적 지속성 유지, 디지털 콘텐츠 기업의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양호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이상헌 애널리스트


1972년생. 1998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2000년 서강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2000년 코리안리. 2002년 대신증권. 2006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현).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