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제임스 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눈에 띄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10’] “오피스 2010, 연간 2주 절약해 줘요”
김 제임스 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소통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최고경영자(CEO)다. 소통과 팀워크라는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CEO답게 그는 웬만한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위임한다.

직원들과의 e메일에도 즉각 답신을 보내는 그는 중요한 회사 업무와 관련된 결정에서도 미적거리는 법이 없다. 일단 이쪽이라는 판단이 서면 주저하지 않고 바로바로 밀고 나가는 ‘스피드 경영’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해 2월 1일 한국MS 사장으로 취임한 후 한국MS는 이전보다 활기차졌다는 평가를 회사 안팎에서 받고 있다.

최근엔 오피스 2007 이후 3년 만에 신제품 ‘오피스 2010’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내에 있는 한국MS 사무실에서 김 제임스 우 사장을 만나 ‘오피스 2010’의 특장점과 그의 경영관 등을 들어보았다.

취임한 후 한국MS가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모두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해 준 덕분이지요. 제가 취임한 지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 그동안 힘든 시기도 없지 않았지만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경영 실적이 좋아졌습니다.

실적이 좋아지다 보니 미국 본사와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원만해졌습니다. 스티브 발머 MS 회장을 얼마 전 만났는데 우리 한국MS의 성적표가 다른 나라보다 좋다며 연신 싱글벙글했습니다.

새로 나온 ‘오피스 2010’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초기 오피스 프로그램이 문서 작성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피스 2010’은 단순 사무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협업과 전문적 데이터 관리,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통합적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달리 말하면 PC나 모바일 등 어떠한 환경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보안성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오피스 2010’은 하나의 문서를 여러 대의 PC에서 동시에 작성, 편집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 줍니다. 또한 더욱 직관적인 문서 작성을 위해 시각 효과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최근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피스 2010’을 사용하는 정보 근로자들은 평균적으로 3.5%의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며,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연간 2주에 달하는 업무 시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국내 기업인 바이널의 경우 ‘오피스 2010’을 도입해 외부 업무가 많은 직원들의 업무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올린 것으로 들었습니다.

소통과 관련된 기능들은 어떤 게 있나요.

‘오피스 2010’은 e메일 시스템인 익스체인지, 협업 소프트웨어인 셰어포인트와 원활하게 연동돼 끊기지 않는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나 동료에게 연락을 취하기 전에 상대방의 상태를 확인해 부재중인지, 아니면 사무실에서 작업 중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피스 2010’에 ‘사용자 상태 확인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의나 외근 등으로 오프라인 상태에 있던 사용자가 복귀했을 때 업무 현황 파악을 위해 굳이 메일이나 전화 통화를 하지 않더라도 셰어포인트 서버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공유 문서가 있으므로 한층 쉽고 빠르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올해 말부터 ‘오피스 2010’을 웹상에서 무료로 쓸 수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파리 등 웹브라우저상에서 ‘오피스 2010’ 프로그램이 없어도 워드·엑셀·파워포인트·원노트 등 문서를 작성,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오피스웹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제공할 방침입니다.

오피스웹 앱스는 윈도 라이브 계정에 등록하거나 기업용 협업 솔루션인 셰어포인트 계정이 있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6월부터 ‘오피스 2010’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글 버전 오피스웹 앱스의 베타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연말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갑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셨는데요.

‘오피스 2010’을 무료로 제공하는 문제와 별개로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의 불법 복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다행히 지난해 한국의 BSA(불법복제율)가 43%에서 41%로 떨어졌지만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평균인 35%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오피스 관련 제품이 심하지요. 우리나라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업계 순위에서는 100위권 밖인 것도 이러한 후진적인 복제 문화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하루빨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앞으로 반도체 시장보다 훨씬 더 커질 분야가 바로 소프트웨어 쪽이기 때문입니다.

한국MS는 소프트웨어협회와 함께 ‘카피 제로’라는 정품 사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인들이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정품을 사용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눈에 띄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10’] “오피스 2010, 연간 2주 절약해 줘요”
저는 두 가지로 봅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게 신뢰입니다. 사장과 직원 간은 물론이고 직원들끼리도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서로 간에 신뢰가 없는 회사가 잘되는 경우를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는 책임감과 투명성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히딩크 감독은 지역이나 학벌·연고 등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실력을 보고 선수를 기용했습니다.

이는 결국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으로 이어졌지요. 사람 관계든, 일처리든 저는 아주 페어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취미가 테니스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1962년생이니까 만으로 마흔여덟 살입니다. 그런데 열세 살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았으니까 줄잡아 35년은 테니스를 쳐 온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주위에선 준프로급이라고 칭찬해 주기도 합디다(웃음).

하버드대에 다닐 때는 학내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적도 있습니다. 이형택 선수와도 개인적으로 친합니다. 테니스가 개인적으로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축구나 야구처럼 인원이 많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딱 둘만 있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탁구도 좋아합니다. 이따금 우리 회사 직원들과 몇만 원씩 걸고 탁구 시합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기면 직원들한테 돈을 받지 않고 졌을 때만 지갑을 열어요(웃음).

골프는 안 하십니까.

이상하게 골프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골프를 하다 보니 우선 기본적으로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는 것 같아요. 주말 같은 경우 오전 일찍 나가도 라운딩 하고 식사하고, 사우나까지 하면 10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리잖아요.

미국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하지 않습니다. 4~5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골프 문화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 차이도 한몫하는 것이고요. 다만 개인적으로 시간이 좀 아깝다는 것뿐이죠. 그 시간에 좀더 생산적인 걸 해 보자는 것이죠.


약력 : 1962년생. 1984년 미 UCLA 경제학과 졸업. 92년 하버드대학원 경영학석사(MBA). 92~95년 AT&T 본사 마케팅 총괄. 95~99년 비비앙인터내셔널 대표이사. 2005~2007년 오버추어 아시아 지역 총괄사장. 2007~2009년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2009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현).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