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특징

‘한국의 100대 기업’ 조사에서 제조업이 과반수를 기록하며 지난 조사에 이어 ‘질주’를 이어갔다. 운수업은 무려 5개 기업이 줄어들어 1개 기업만이 100대 기업 안에 포함되며 체면을 구겼다.

이는 작년 수출 기업들의 호황과 내수 기업들의 부진의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수출 기업의 대부분이 제조업에 포함돼 있으며 운수업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2008년 조사까지 해마다 100대 기업 내 진입한 회사의 숫자가 줄어들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2004년 조사에서 제조업체 수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57개였다.

하지만 2005년부터 49개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8년 조사에서는 2007년 조사에 비해 무려 5개가 한꺼번에 줄어들며 불과 43개 기업만이 한국의 100대 기업 안에 기록했다.
[2010 대한민국 100대 기업] 제조업 ‘다시 질주’…운수업 ‘속도 뚝’
제조업체 51개…2005년 이후 다시 50% 넘어

하지만 2009년 조사에서부터 제조업이 부활하기 시작했다. 2008년 조사에 비해 4개 기업이 늘어나며 47개 기업이 100대 기업 안에 들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또다시 4개 기업이 순위 안에 들며 2005년 이후 처음 과반수를 넘었다.

제조업 상위 랭킹을 살펴보면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LG전자·현대중공업 순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2008년 조사에서 1조4479억 원으로 10위에 머물렀던 순이익이 2조9615억 원으로 2배가량 늘어나면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 지난 조사에서 SK에너지에 자리를 내줬던 LG전자는 매출액 30조5134억 원, 순이익 2조528억 원을 기록하며 최상위권에 재진입했다.

금융 및 보험 업종에선 외환은행·기업은행·삼성화재·신한금융지주·삼성카드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눈여겨볼만한 점은 삼성화재·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선전이 빛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9조3511억 원으로 시가총액 21위에 그쳤지만 영업수익 16조3882억 원으로 14위, 당기순이익 8917억 원으로 15위 등 골고루 좋은 성과를 내며 금융 및 보험 업종 1위를 차지했다.

또 기업은행은 7조6106억 원으로 시가총액 29위에 머물렀지만 영업수익 20조7637억 원으로 9위, 당기순이익 7105억 원으로 19위를 기록하며 외환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은 업종별 순위뿐만 아니라 전체 순위에서도 불과 한 계단 차이다.

건설업에서는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순이었다. 건설 업종에서는 대우건설이 오랫동안 건설업계 1위를 지켜 왔다. 현대건설은 지난 조사에서부터 대반전에 성공하며 업계 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7조8951억 원(30위), 매출액은 9조2786억 원(27위), 당기순이익은 4566억 원(30위)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27.61%, 22.27% 늘어나며 건실한 성장을 기록했다.

도·소매 업종에서는 롯데쇼핑·신세계·삼성물산·대우인터내셔널·SK네트웍스 순으로 업종별 순위가 결정됐다. 이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은 롯데쇼핑과 신세계다.

롯데쇼핑이 순위에 처음 포함된 2007년 이후 이들 두 기업은 매년 서로의 자리를 바꿔가며 1, 2위를 차지해 왔다. 이번 조사에서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10조490억 원(19위), 매출액은 11조5353억 원(21위), 당기순이익은 7164억 원(18위)이었다.

이홍표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