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하멜링크 EU 게이트웨이 총괄매니저
지난 6월 초 유럽을 대표하는 ‘강소기업’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바로 6월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은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보유한 유럽 기업과 한국 기업들 간의 교류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지휘하고 있는 에릭 하멜링크 총괄매니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유럽연합(EU) 지역 중소기업에 서로의 시장을 소개하고 보다 쉽게 기술제휴 및 합작 투자 등 교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무려 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처음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을 대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매년 한두 차례 건축·건설, 환경·에너지, 헬스케어·의료 기술 등 3가지 산업 분야에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그는 “작년 대비 참가자 수가 약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최근 유럽 기업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찾은 유럽 기업들은 환경·에너지 분야 28개 업체, 건축 건설 분야 30개 업체 등 총 58개 업체나 된다. 특히 올해는 6월뿐만 아니라 11월에도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이 서울에서 열릴 계획이다.
그는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무역 프로그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로의 비즈니스 문화에 대해 배우고 상호 신뢰를 쌓는 등 장기적인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비즈니스를 할 때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국의 비즈니스맨들은 직관적이고 빠르게 일처리를 한다면 일본의 비즈니스맨들은 차분하게 ‘스텝 바이 스텝’으로 일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도 장기적으로 진행된다. 작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계속 이어진다. 하멜링크 총괄매니저에 따르면 “예정된 것이 2013년이며 EU의 뜻에 따라 언제든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교류를 통해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 유럽인들 특유의 비즈니스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특히 이 프로그램이 한국 중소기업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기업 간에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교류함으로써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보다 먼저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이 가동된 일본의 경우 벌써 수많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리투아니아의 빌테크메다(Viltechmeda)는 주사기 주입 펌프를 생산하는 회사로 일본 니프로(NIPRO)와 2006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다.
니프로는 일본에 이 제품을 유통시켜 첫해 약 10억 엔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끝으로 하멜링크 총괄매니저는 “한국은 EU의 주요한 국가이며 앞으로 양 지역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EU 기업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늘 11월 열리는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기업을 만나고 싶은 기업이나 개인은 홈페이지(www.eu-gateway.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약력 :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졸업. 1994년 유럽공동체 대아시아 유럽 투자자 운영 총괄. 2001년 유럽집행위 무역총국 통상마찰조정위원장. 2003년 유럽집행위 대외관계 총국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총괄매니저(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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