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진의 남성 업그레이드

전립선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만약 남성에게 전립선이 없다면 인류가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정액을 저장하는 주된 창고인 전립선이 없다면 임신될 확률은 0%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남성이 한 번 사정할 때의 정액에는 대략 2억 개의 정자가 포함돼 있는데, 전립선은 이 정자들을 수천 배로 희석시킬 액체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Medical Calumn] 남성의 ‘표적기관’ 전립선의 신비
이 액체는 미성숙하고 연약한 정자에 영양으로 공급될 단백질·효소·에너지원인 당분과 나팔관의 극심한 산성을 중화시킬 알칼리 성분, 그리고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쳐 나갈 수 있게 하는 액체성 매개물질을 제공한다.

전립선(prostate gland)의 어원은 ‘pro(前)+state(立)+ gland(腺)’로 인체 하복부의 앞부분에 있는 선조직의 장기를 지칭한다.

즉, 전립선은 어떤 물질을 분비하는 샘(glandular) 조직과 이를 둘러싸는 섬유근 조직(fibrovascular)으로 이뤄진 남성의 표적 장기라고 할 수 있다. 치골 뒤쪽, 방광 아래, 직장 앞쪽에 위치하면서 단단하게 고정돼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소변의 배출 통로 보면 신장-요관-방광-전립선-요도로 이뤄지는 해부학적 중간 단계에 있고 정액의 통로로 보아도 고환-정관-전립선 내의 사정관-요도의 중간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

전립선은 액을 분비하는 30여 개의 분비 주머니가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데, 마치 사과 모양과 같다. 전립선액을 분비하는 분비관을 정구(精丘·精球)라고 하는데, 전립선 요도벽에 집중적으로 연결돼 있다.

내시경으로 전립선 강내를 통과할 때 마치 돌출된 배꼽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정구(veru)라고 한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를 운반하는 정관이 전립선 안으로 들어올 때부터 이름이 바뀌어 사정관이라고 하고 2개의 사정관은 정구로 합해져 전립선 강내로 연결된다.

따라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면 이 사정관이 잘 막히게 돼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립선은 사춘기까지 아몬드 정도의 크기이지만 사춘기를 지나 20대에 이르면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밤톨만한 크기로 자라난다.

이렇게 전립선이 발육되면 작은 포도송이처럼 생긴 분비선에서 정액이 생산되고 생산된 정액은 전립선 내에 있는 근육이 잘 발달된 작은 주머니에 비축하기 시작한다. 비축된 정액이 사정되는 것은 전립선 자체 작용이 아닌 뇌신경 전달 통로인 척수의 맨 끝단 신경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작동된다.

50세 이상 주기적 검진 필요

사정 작용은 전립선 주변 조직의 총체적인 연합 운동에 따라 일어난다. 우선 방광과 전립선 중간 목 부분의 괄약근 조직(내괄약근)이 강력하게 수축해 소변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고 이와 함께 0.8초 간격으로 파도와 같은 리듬으로 전립선 근육들의 역동적인 수축 운동이 일어난다.

수축 현상은 전립선과 바로 이웃해 있는 정낭에서도 일어나는데, 성기가 흥분할 때마다 수축하면서 정액을 전립선 강내로 내뿜는 곳을 정낭선(精囊腺)이라고 한다.

정낭선은 5cm 정도의 포도송이처럼 생긴 주머니로 정액의 80%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정관과 나란히 있으면서 전립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정관과 합쳐진다. 전립선염에 걸려 이곳이 염증으로 막혀 있으면 피가 섞인 정액이 나오는 ‘혈정액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사정 시 통증을 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전립선은 방광의 바로 밑에 있기 때문에 배뇨 장애와 성기능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전립선을 통과하는 좁은 통로인 전립선 요도에 염증이 생겨 부어오르거나 조직 자체의 크기가 커지는 비대 또는 암종(癌腫)에 의해 요도의 일부가 막히거나 사정관이 막히면 배뇨 장애와 사정 장애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즉, 정액이 소변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전립선 질환은 삶의 질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뇨기과 전문의가 말하는 전립선 관리 지침의 핵심은 바로 50세 이상이 되면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는 것이다.

약력 : 비뇨기과 전문의. 대한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미국비뇨기과학회 정회원.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 과장. 연세대 비뇨기과학 외래교수. 대한 남성과학회 정회원(현).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www.manclin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