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으로 보는 최고의 명품

지구촌 최고가 명품은 브랜드의 자존심이면서도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극히 꺼리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잠재 구매자에게 초고가 제품은 하나의 ‘예술품’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사치의 상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문 제작된 11억 원짜리 시계는 구매자가 브랜드 측에 절대 제품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 때문에 박람회에 공개된 같은 이름의 사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에르메스 측은 최고가 제품에 대한 취재를 거부해 해외에서 공개된 제품으로 대체했다.


남성 정장
키톤(Kiton)
1480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키톤 슈트의 소재는 세계에서 가장 번수가 높은 220수를 사용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번 수 대신 마이크로미터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키톤 슈트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13.2~14마이크로미터는 200~180수에 해당한다.

이 중 13.2마이크로미터는 연간 전 세계에서 300kg밖에 생산되지 않으며 이 원단으로 슈트 한 벌을 만들 경우 1480만 원에 이른다.


남성 가방

알프레드 던힐(Alfred Dunhill)
이그조틱 엘리게이터 블랙 브리프케이스(Exotic Alligator Black Briefcase)
2770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알프레드 던힐의 이그조틱 브리프케이스의 디자인을 토대로 이음매 없는 광폭의 악어가죽으로 제작된 브리프케이스의 가격은 무려 2770만 원이다.

메탈 부분은 건 메탈 하드웨어로 루테늄 도금돼 악어가죽의 반광택 마감과 잘 어울리도록 했다.





여성 구두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캐롤라인 크로코(Caroline Croco)

398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명품 구두의 대명사로 알려진 마놀로 블라닉의 캐롤라인(Caroline)은 대표적인 클래식 라인으로 기본 슬링백 스타일이지만 발등 노출의 섹시함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디자인이다.

엔트리 제품인 도마뱀 가죽으로 만든 ‘캐롤라인 리자드’는 186만 원, 악어가죽으로 만든 ‘캐롤라인 크로코’는 398만 원이다.


시계
오데마 피게(Audamars Piguet)
로얄 오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Royal Oak Grand Complication)

11억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2009년 4월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시가 11억 원짜리 시계가 팔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1억 원이면 벤츠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 최고가 모델보다 4억 원이 더 비싼 가격이다.

더구나 이 시계에는 단 하나의 다이아몬드도 사용되지 않아 놀라움을 더했다. 주문 생산으로만 생산되며 스위스 시계 장인 한 명이 1년에 단 하나만 생산할 수 있다.

일반 ‘로얄 오크’ 시리즈는 5900만 원에 그치지만(이것도 싼 편은 아니지만) 컴플리케이션 워치에 보통 한 개씩 들어가는 ‘미니트 리피티(시간을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 ‘퍼페추얼 캘린더(자동으로 날짜를 바꾸는 영구 캘린더)’, ‘문페이즈(달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능)’ 등의 복잡한 기능을 하나에 담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은 기계식 시계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원단

브리오니(Brioni)
뱅퀴쉬Ⅱ(VanquishⅡ)

1억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뱅퀴쉬는 전 세계 단 150명만이 누릴 수 있도록 소량 생산된 특별한 원단으로 안데스 산맥의 라마에서 얻어지는 비큐나 30%와 알래스카 사막 지역에 사는 키비우트(사향소)의 털 10%, 파시미나 등 매우 희귀한 섬유의 혼방으로 만들어진다.

뱅퀴쉬Ⅱ 원단으로 만든 브리오니의 슈트는 1억 원에 달한다.






남성 구두

존 롭(John Lobb)
채플 골드 크로커다일(Chapel Gold Crocodile)
2200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존 롭 비스포크라는 1년에 3회, 4개월에 한 번씩 프랑스에서 구두 장인이 전 세계의 매장을 방문해 직접 제작하는 맞춤 구두 서비스다.

고객에게 최종적으로 구두가 전달될 때까지 50시간의 작업 과정과 180가지의 과정, 6가지의 특별 과정을 거치며 20년 동안 견고함을 유지한다.

일반 가죽은 990만 원, 악어가죽은 2200만 원이다.


보석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아라베스크 링(Arabesque Ring)

15억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고대 그리스의 건축 양식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유니크한 스타일의 플래티늄 마운팅과 7.44캐럿의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웅장함이 느껴진다.

중앙의 다이아몬드는 국제 감정 기준인 4C(Carat, Color, Cut, Clarity)로 엄격하게 선별된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반 클리프 아펠 전문가들이 추가적으로 5번째 C(Character)인 ‘개성’이라는 기준을 통해 선택된 특별한 다이아몬드다.

반 클리프 아펠만의 5C를 만족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는 전 세계에서 0.02%에 불과하다.


만년필
알프레드 던힐(Alfred Dunhill)
나미키 터틀 만년필(Nimiki Turtle Fountain Pen)
1억 1000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매년 전 세계적으로 25개만 제작하는 알프레드 던힐 나미끼 터틀 만년필의 가격은 1억1000만 원. 일본의 예술 장르인 ‘나미키 마키에’는 ‘뿌려진 그림’이라는 뜻으로 마르지 않은 래커 표면에 채색된 골드나 실버 가루를 뿌리는 정교하고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한다.

펜 하나를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리며 18캐럿 골드 펜촉을 사용했다. 각 제품마다 일련번호와 함께 장인의 서명이 각인돼 있다.






여성 가방
에르메스(Hermes)
버킨 크로커다일(Birkin Crocodile)

7776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에르메스의 대표 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버킨 디자인에 광폭 악어가죽을 사용하고 버클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했다.

가격은 6만4800달러.







화장품

코스메 데코르떼(Cosme Decorte)
AQ 밀리오리티 인텐시브 크림(AQ Meliority Intensive Cream)

148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피부가 상처를 입었을 때 콜라겐이 생성되며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을 연구해 상처를 입지 않았을 때에도 콜라겐의 생성을 유도하는 ‘더블 펩티드’ 기술이 담겨 있다.

또 여성스러움을 만드는 여성호르몬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소플라본’과 항노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을 추출했다.



선글라스
보테가베네타(Bottega Veneta) B.V.132/S
86만 원
[베일에 싸인 명품 비즈니스 벗기다] 부자에겐 ‘예술품’,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
보테가베네타의 상징적인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기법을 실용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메탈로 처리했다.

다리와 프레임을 연결하는 독특한 오픈 템플 형식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고 다리 안쪽의 엔드 팁에 나비 장식을 통해 드러나지 않는 우아함을 살렸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