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함께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밀양(2007)’의 이 감독과 전도연이 이제 서로 다른 작품으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게 된 것. 더구나 전도연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기억이 있기에 다시 한 번 수상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가만히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 결코 자신의 집이 아닌 대저택에 홀로 하녀복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호기심 가득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와 함께 ‘하녀’에 대한 가장 유용한 정보는 고 김기영 감독의 걸작 ‘하녀(1960)’의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이다. 지난 2007년 마틴 스콜세지의 지원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 디지털 복원해 2008년 칸영화제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막장+스릴러’로 다가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39933.1.jpg)
그러던 어느 날, 해라의 남편이자 집안의 어른인 훈(이정재 분)과 부적절한 육체적 관계를 맺게 되고 은이는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병식과 훈의 장모(박지영 분)가 그 관계를 눈치 채면서 상황은 묘하게 흘러간다. 심지어 임신까지 했다는 걸 알게 된 장모가 사고로 위장해 은이에게 상해를 입히려고 한다.
기본적인 관계 외에는 모든 것을 바꿨다고 봐도 무방하기에 과거 김기영의 ‘하녀’는 잊는 게 나을 것 같다. 그것이 기존 오리지널 팬들의 질타를 살 요소일지도 모르지만 기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던 하녀의 얼굴에 ‘정서’를 불어넣은 것은 순전히 감독의 역량이다.
나이 든 하녀 윤여정의 ‘까칠한’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면서 원작의 공포영화 같은 느낌보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로 불린 국내 여러 TV 드라마들의 과감한 파격성에 가깝다.
그것은 또한 임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준 특유의 반골 기질과도 맞닿아 있다. 영화 속 서우가 윤여정을 향해 ‘숭한 목소리’라고 모욕을 줄 때도 그는 카메라 뒤에서 낄낄거리고 있었을 것 같다. 임 감독의 ‘하녀’는 원작보다 스릴러 드라마로서의 영화적 재미에 충실한 작품이다.
로빈 후드
![‘막장+스릴러’로 다가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39934.1.jpg)
뒤이어 왕위에 오른 존 왕은 폭력적인 통치로 전쟁 후유증을 앓는 영국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로빈 후드는 죽은 아버지가 자유를 위해 왕권에 도전하다가 처형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료들과 함께 부패한 존 왕에 맞선다. ‘글래디에이터’의 명콤비 리들리 스콧 감독과 러셀 크로가 10년 만에 손을 잡은 영웅 서사시.
시
![‘막장+스릴러’로 다가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39936.1.jpg)
미자는 동네 문화원에서 우연히 ‘시’ 강좌를 수강하며 난생처음 시를 쓰게 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이 찾아오면서 세상이 생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창동 감독 작품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선라이즈 선셋
![‘막장+스릴러’로 다가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39937.1.jpg)
진솔한 대화와 그의 일상 속에 담겨진 종교를 초월한 위대한 메시지를 읽고,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무도 알지 못했던 ‘달라이 라마 14세’의 진짜 모습을 만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