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든 Geeks’

애플은 이번에도 말 많은 비평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지난 4월 나온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는 불과 한 달 만에 100만 대가 팔려나가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어김없이‘역시 애플’이라는 찬사가 쏟아진다. 아이팟에서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애플의 질주는 거침이 없다.
애플 신화의 비밀 ‘맥킨토시 정신’
과연 애플의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따지고 보면 애플만큼 고객에게 불친절한 기업도 없다. 앱스토어의 모든 콘텐츠는 철저하게 폐쇄돼 있다. ‘개방’과 ‘공유’를 지향하는 인터넷 시대의 흐름과는 정반대다.

아이폰용 앱 개발이 인기라지만 프로그램을 짜려면 먼저 비싼 돈을 들여 맥OS를 구입해야 한다. 게다가 불편한 서비스 체계에서 신비주의 마케팅까지 곳곳에서 느껴지는 ‘오만’은 묘한 반발심을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애플 매장에 앞 다퉈 길게 줄을 선다.

이 책은 애플의 맥킨토시 개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애플의 출발점은 누가 뭐래도 맥킨토시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최초로 도입한 맥킨토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의 아버지 격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적이고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맥킨토시는 윈도에 밀려 그동안 PC 시장에서는 마이너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왔다. 그러나 맥킨토시에 응축된 애플의 저력은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로 확장되면서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른바 ‘맥킨토시 정신’이다.

그동안 나온 애플 관련 책들이 스티브 잡스 회장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책은 실제 혁신의 현장에서 세상을 바꿀 꿈을 꾸고 열정을 바쳤던 평범한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980년대 초반 맥 개발팀에서 일했던 저자는 PC 산업의 초기 역사가 만들어지던 ‘괴짜들의 시대’로 독자를 안내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앳된 벤처기업가로 되살아난다.

실력은 있지만 무명에 가까웠던 맥 개발 팀원들을 이끌었던 것은 최고 경지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열정이었다. 경쟁과 이익은 그들의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PC 보드의 배열까지 아름다워야 직성이 풀렸고, 단순히 좋은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스스로 예술가이길 꿈꿨던 것이다.


REPOSITIONING
애플 신화의 비밀 ‘맥킨토시 정신’
잭 트라우트 외 지음/이유재 옮김/220쪽/K-books/1만5000원

마케팅 분야의 고전인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쓴 잭 트라우트의 최신작이다. ‘경쟁과 변화, 위기 시대의 마케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30년 전 출간된 또 다른 명저 ‘포지셔닝’에서 간략하게 다뤘던 ‘리포지셔닝’ 개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과 급격한 기술 변화로 리포지셔닝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리포지셔닝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희망을 찾아 떠나다
애플 신화의 비밀 ‘맥킨토시 정신’
김이경 외 지음/328쪽/소나무/1만4000원

20대 대학생 두 명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100일간 아시아 대륙을 돌았다.

이들의 발길은 화려한 대도시와 마천루가 아니라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방글라데시 골목길과 네팔의 카펫 공장으로 향했다.

그 속에서 ‘희망에 대한 믿음’을 찾아가는 이들의 여행 기록은 가슴 따뜻하다. 소액 대출로 유명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등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변화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북한 핵과 DIME 구상
애플 신화의 비밀 ‘맥킨토시 정신’
전경만 외 지음/352쪽/삼성경제연구소/1만5000원

또다시 남북의 긴장감이 높아가는 이때 삼성경제연구소가 북한 핵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을 내놓았다. DIME는 외교(Diplomacy) ·정보(Intelligence)·군사(Millitary)·경제(Economy)의 약자다.

북한 핵 문제를 단순한 외교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경제·군사·정보 분야를 포괄하는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과 보유에 대한 제재보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폐기하도록 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간송 전형필
애플 신화의 비밀 ‘맥킨토시 정신’
이충렬 지음/408쪽/김영사/1만8000원

국내 최초 사립 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의 설립자이자 조선 제일의 수장가였던 간송 전형필의 삶과 그의 남달랐던 문화재 수집 이야기다.

종로 4가 아흔아홉 칸 부잣집에서 태어난 전형필은 물려받은 엄청난 가산을 우리 문화재 수집에 모두 쏟아 부었다.

그는 조선의 문화예술사 연구가 전무하던 시대에 탁월한 심미안으로 한국미의 품격과 기준을 만든 선각자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4.29~5.5)

1. 스위치
/칩 히스 외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5000원
2. 화폐 전쟁2/쑹훙빙 지음/홍순도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3.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지음/사회평론/2만2000원
4. 결정적 순간, 나를 살리는 한마디 말/마티아스 뇔케 지음/장혜경 옮김/갈매나무/1만2000원
5.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말콤 글래드웰 지음/김태훈 옮김/김영사/1만5000원
6.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7.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마크 고울스톤 지음/황혜숙 옮김/타임비즈/1만3000원
8. 화폐 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9. 오케이아웃도어닷컴에 OK는 없다/장성덕 지음/위즈덤하우스/1만3000원
10. 왜 일하는가/이나모리 가즈오 지음/신정길 옮김/서돌/1만3000원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