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뉴 골프GTD·볼보 뉴C30 T5

‘핫 해치’ 자존심 대결…막상막하
골프GTD와 C30(씨써티) T5는 ‘핫 해치(hot hatch: 강력한 성능을 갖춘 해치백 자동차)’의 대표 주자인 골프(TDI)와 C30(2.4)의 상위 모델이다. 흔히 가솔린 모델인 골프GTI와 C30 T5가 비교되곤 하지만 골프GTI를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두 모델을 비교 시승해 봤다.

고성능 모델인 골프GTD는 최대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35.7kg·m로 골프TDI(최대 출력 140마력, 최대 토크 32.6kg·m)에 비해 엔진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다.

‘제로백(0→100km/h 가속 성능)’은 9.3초(TDI)에서 8.1초(GTD)로 빨라졌지만 연비는 17.8km/l(TDI 17.9km/l)로 큰 변화가 없다. 대신 가격은 3390만 원에서 4190만 원으로 올랐다. 제로백 1.2초가 빨라진 대가로 800만 원이 들어간 것이다.

정숙성을 갖춘 디젤엔진은 기존 골프(TDI)와 다름없다. 듀얼 클러치(DSG)의 매끈한 변속감과 발끝으로 전해지는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도 그대로다. 바닥에 착 붙은 듯 거친 노면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변속기를 D(드라이브)모드 대신 S(스포츠주행)모드에 놓으면 보다 예민하게 가속이 이뤄진다.

특히 시속 20km 이하의 저속에서 D모드는 2단으로 연비 위주의 주행을 하는 반면, S모드는 1단으로 언제든 튀어나갈 준비를 한다. 고속 코너링에서도 단단하게 균형을 잡으며 돌아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핫 해치’ 자존심 대결…막상막하
럭셔리함은 C30, 실용성은 골프 우세


볼보C30 T5는 골프GTD와 정반대의 성격이다. 노면의 거친 느낌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와인 빛 시트를 비롯한 실내는 골프에 비해 화려한 느낌이 든다. ‘다인오디오(Dynaudio)’의 강력한 성능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골프가 달리기 성능을 위해 인테리어를 희생한 것에 비하면 볼보C30 T5는 차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데 적당하다.

구형 C30가 갖고 있던 볼보의 투박한 이미지도 많이 세련돼졌다. C30 특유의 뒤태를 살리며 알루미늄 재질의 라디에이터 그릴 트림과 안개등 트림 등 풍부한 디테일을 넣었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C필러와 널찍한 펜더의 볼륨감은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 형태에 가깝다.

볼보의 차들은 타 보기 전에는 진가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창틀에 컵을 세워놓을 수 있을 정도로 두툼한 문짝을 보면 보디가드를 고용한 것처럼 든든하다. 금속 재질의 센터패시아는 갖출 것은 다 갖추면서도 슬림한 사이즈로 실내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500cc 가솔린엔진에 저속 터보를 사용해 가속페달 반응은 즉각적이다. 제로백은 7.1초로 골프GTD보다 1초 빠르다. 아쉬운 점은 가솔린 터보의 속성상 연비가 정말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공인 연비는 9.5km/l이지만 급출발, 급추월로 기분 내다 보면 체감 연비는 더 낮게 느껴진다. 역시 멋진 스타일과 고성능의 대가는 비용이다.

시트의 재질감과 오디오의 성능을 고려하면 볼보C30 T5가 더 매력적이다. 그러나 3도어인데다 뒷좌석은 앞자리 승객이 최대한 앞으로 밀착해야 겨우 탈 수 있을 정도다. 반면 골프GTD의 실내는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5도어로 2열 승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배기량당 세금과 연료비를 고려하면 골프가 훨씬 실용적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