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부문 - 한동직 동부자산운용 사장

수탁액 250% ↑…‘믿음의 CEO’ 우뚝
한동직 동부자산운용 사장은 28년 동안 여의도 금융가를 지켜온 베테랑이다.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해 채권 및 주식운용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고, 대한투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후 2007년 6월 동부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한 사장은 대형 운용사에서 중소형사의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더욱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항공모함은 조금만 궤도를 수정하려고 해도 한참 걸린다”며 “하지만 작은 덩치의 중소형사는 방향을 보다 쉽게 바꿔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투자신탁 시절에는 할 수 없었던 ‘만들어 가는 보람’을 느껴 즐겁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이 처음 동부자산운용을 맡으면서 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은 ‘열정’과 ‘화합’이다. 한 대표는 그 자신이 시련이 있을 때마다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열정과 화합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 때문에 사장의 역할은 회사와 직원이 동반 성장해 나가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발돋움시킬 것”

일례로 동부자산운용은 매월 생일자 파티를 열어 직원들의 생일을 모두 모여 축하해 준다. 또 산악회와 사진동호회 등 사내 동호회를 만들어 직원들 간의 단합을 도모하고 있어 가족 같은 분위기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한 사장이 취임한 후 동부자산운용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취임 초 동부자산운용의 수탁액은 일임 자산을 제외하고 2조4000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수탁액은 현재 6조900억 원에 달한다. 무려 250% 증가한 것이다. 이는 시장 대비 2배에 달하는 성장세다.

한 사장이 강조하는 회사의 비전은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자산운용사’다. 한 사장은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멀리 보고 길게 볼 것’을 중요시한다. 잠깐의 고성과로는 반짝 인기는 얻을 수 있겠지만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다.

이에 따라 한 사장은 앞으로 5년 뒤 동부자산운용이 가야 할 목표를 정해 놓고 이에 따라 경영해 왔다. 그 결과 동부자산운용은 2008년 금융 위기와 최근의 펀드 환매 러시 속에서도 수탁액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회사의 선장과 더불어 임직원 수도 취임 초기에 비해 38%나 늘어났다.

여기에는 동부자산운용의 뛰어난 운용 성과가 밑바탕이 됐다. 현재 70여 개에 달하는 자산운용사 중 최근 3년 동안 운용 성과가 연속으로 상위 30% 이내를 유지한 운용사는 5개사에 불과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동부자산운용이다.

한 사장은 “5년 뒤 동부자산운용은 업계 톱 10위 안에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운용 성과 상위 30%를 유지하고 글로벌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 취임 후의 성장세를 보면 현 20위권의 동부자산운용이 톱 10위 안에 들어오는 일은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특히 동부화재·동부증권·동부저축은행 등을 아우르는 동부금융네트워크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동부자산운용의 파워는 더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또 한 사장이 강조하는 ‘글로벌 운용 및 마케팅 역량’이 보다 강화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자산운용사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력 : 1955년생. 82년 건국대 경제학과 졸업. 82년 대한투자신탁. 2000년 대한투자신탁 부사장. 2005년 대한투자신탁운용 사장. 2007년 동부사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