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새로운 황금 시장을 열어갈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는 하드웨어적인 특징과 더불어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 받아 구현하므로 아이패드 하나만 있으면 전자책과 휴대용 게임기는 물론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내비게이션·전자사전 등 다른 하드웨어를 모두 구매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즉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소형 IT 제품들의 컨버전스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패드(혹은 출시 대기 중인 비슷한 사양의 태블릿 PC)를 가지고는 우선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많이 읽는 독서가가 아니라면 1만 원을 주고 종이책 한 권을 구입하지, 전자책을 7000원에 사기 위해 50만 원짜리 킨들을 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아이패드를 구입한 사람이라면 단지 7000원이면 전자책을 다운받아 읽을 수 있다.
이것이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전자책의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기존에 1만 원에 팔리던 종이책을 7000원에 팔더라도 출판 업계에는 오히려 이익이다. 종이책 원가의 60%에 달하는 인쇄비용과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잡지는 아이패드의 컬러풀한 화면의 수혜가 기대되고 큰 화면으로 그림과 글을 함께 읽는 만화책 시장 또한 같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패드는 아이들과 놀기에도 적당하다.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 덕분에 유아들도 터치만으로 사용할 만큼 편리하기 때문이다. 터치하면 화면이 움직이고 소리가 나는 가장 간단한 기능도 유아들의 흥미를 끌 것이다. 영어나 한글, 숫자 등의 조기교육 열풍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된다면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서슴없이 지갑을 열 것이다.
실제로 56%를 차지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은 아이패드 앱스토어에서는 35%로 감소하는 대신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는 거의 없던 교육용 앱이 아이패드 앱스토어의 9%를 차지하고 있다.
또 종이 신문을 대체할 수 있다. 현재도 언론사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주요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신문사에서 작성한 모든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과거 몇 년 동안의 기사도 편리하게 검색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이패드를 통하면 인쇄하고 배달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보다 낮은 가격에 서비스가 가능하다. 유료 독자 증가로 판매 부수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신문사 광고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패드는 넓고 시원한 화면을 제공해 게임하기에도 좋다. 전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왔던 닌텐도 DS의 성공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닌텐도 DS는 쉽고 편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두뇌 개발과 같은 참신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며 온 가족을 게임 고객층으로 끌어들여 성공할 수 있었다. 수익을 보장하는 애플의 오픈마켓 정책으로 보다 많은 게임 업체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독창적이고 참신한 게임의 등장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아이패드는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그 변화의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앞서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선 IBK투자증권 연구위원
약력 : 1975년생. 2002년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2002년 한양증권 리서치센터, 2009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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