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바르랭 이사는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 와인의 특징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토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 음식과 조화를 이루며 피니시가 길고 구조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인들은 에르미타주를 ‘전설의 땅’이라고 부른다. 론(Rhone)강을 끼고 자리 잡은 에르미타주에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든 사람들은 2000년 전 이곳을 공격한 로마 병사들이다. 피범벅이 될 줄 알았던 이곳이 향긋한 와인향이 감도는 와인 산지로 바뀔 줄 누가 알았을까. 이것이 프랑스인들이 에르미타주를 전설의 땅이라고 부르며 신성시하는 이유다.
‘이제는 유기농 와인이 대세 될 겁니다’
그러던 이곳에 본격적으로 와인 산업이 꽃피기 시작한 것은 1224년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한 기사가 언덕에 성을 쌓고 포도밭을 조성하면서부터다. 프랑스어로 ‘은둔자’라는 에르미타주가 이 지역의 공식 지명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그중에서도 샤푸티에가 소유한 르 메알(Le Meal), 르 파비옹(Le Pavillon), 레르미트(l’Ermite), 드 로레(de l’Oree) 포도원은 순수 미네랄이 함유된 와인만을 생산하기로 유명하다.

샤푸티에는 지난 1808년 설립된 이래 코트 뒤 론, 프로방스, 랑드독 루시옹 등 12개 와이너리에서 60여 개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프랑스 최대 유기농 와인 회사다. 이 회사가 와인을 만드는 법은 꽤 독특하다. 이 회사의 와인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생산된다.

즉, 포도를 재배할 때 제초제·살충제·화학비료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샤푸티에에서 생산되는 와인에는 프랑스 정부 승인의 유기농 마크(Ecocert)와 생명 역학 농법 마크가 찍혀 있다. 비료를 얻기 위해 젖소 농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포도나무를 심을 때 사용하는 말뚝 하나도 옛 방식 그대로다.

이 회사 아시아 판매 담당인 스테판 바르랭 이사는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 와인의 특징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토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 음식과 조화를 이루며 피니시가 길고 구조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량과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유기농 와인이 그다지 고가라고 할 수 없다”면서 “땅속에 함유된 양질의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기농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샤푸티에는 에르미타주에서 화이트와인 4종과 레드와인 4종, 달콤한 뱅드 파이유 1종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르르르 시리즈는 샤푸티에를 세계적인 와인 회사로 올려놓은 대표 와인이다.

평균 수령 65년 이상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에르미타주 르 파비옹 1999’는 2006년 와인 스펙테이터 평가에서 96점, 로버트 파커 포인트는 97점 받았다. ‘에르미타주 레르미트 1999’와 ‘에르미타주 르 메알 2006’ 모두 평가 점수를 95점 이상씩 받은 명품 와인들이다.

레르미트 2003과 르 파비옹 1990, 1991, 2003, 코트 로티 라 모도레 1991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의 평점을 받았다. 이 때문에 르르르 시리즈는 소비자 가격이 모두 100만 원대다. 이들 제품은 국내에선 60병만 한정 판매된다.

바르랭 이사는 “지난 2003년 병해충이 론 지방을 강타해 수많은 와이너리들의 포도나무가 말라 죽었지만 1992년부터 유기농으로 재배한 샤푸티에의 포도나무는 유일하게 전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유기농으로 경작한 토양이 얼마나 비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바르랭 샤푸티에 아시아 판매담당 이사

약력 : 1996년 프랑스 마르세유 제2대학 국제경영학 석사. 97년 미국 샌디에이고대 경영학석사(MBA). 프랑스 마스터 푸드(마스그룹 계열사) 마케팅 팀장(1997~ 2000년). 싱가포르 파라곤사 세일즈 담당 이사(2006~2007년). 샤푸티에 아시아 판매담당 이사(현).

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