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 in Geneva

매년 봄, 시계의 본고장 스위스 제네바는 시계 박람회를 찾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계 장인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 치명적인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담은 창조물(시계)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 MONEY 독자들을 위해 지난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Palexpo)에서 열린 ‘제 20회 2010 SIHH’의 열띤 현장에 다녀왔다. 최고급 수공예 예술작품 ‘오트 오호로제리(Haute Horlogerie)’를 찾아서….

SIHH는 입장권만 사면 누구나 입장 할 수 있는 바젤페어와 달리 소수의 초대된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는 VVIP 고급 시계 박람회다. 1991년 럭셔리 워치&쥬얼리 리치몬드 그룹을 주축으로 만들어진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바젤페어와 함께 매년 4월 열리다 지난 2009년 차별성 부곽을 위해 1월로 날짜를 바꿨다.


2009년 SIHH는 전 세계적으로 침체된 경기 분위기와 함께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으나, 올해 ‘2010 SIHH’는 작년에 비해 한층 활기를 띤 모습을 보였다. 각 브랜드의 부스마다 바이어들과 전 세계 언론인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길도 바빴다. 2010년 1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SIHH를 찾은 관람객은 1만4000명에 가까울 정도로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2010 SIHH 역시 리치몬드 그룹 브랜드들이 주축을 이뤘다. 작년 패션 하우스 ‘랄프 로렌(Ralph Lauren)’이 첫 번째 워치 컬렉션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화려한 시계들을 출품했다. 올해는 신흥 명품 브랜드 ‘리처드 밀(Richard Mille)’과 ‘그뢰벨 포지(Greubel Forsey)’가 새로 참가하게 되면서 총 19개 브랜드가 됐다.

고기능․예술적 미학을 담은 New Watch's

2010년 SIHH에서 새롭게 만날 수 있었던 신제품 시계들 역시 매년 시계 트렌드로 자리 잡은 ‘고기능 기계식(하이 컴플리케이션, High Complication)’이 대세였다. 19개 브랜드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고기능 기계식 기능을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일출과 일몰 시간, 균시차까지 표시해주는 기능을 탑재한 칼리버 2253 무브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뢰벨 포지는 중력 오차를 줄여주는 투르비옹 2개를 탑재하고 크로노그래프를 넣은 쿼드러플 시계로 주목받았다. 까르띠에(Cartier)에서는 기존 여성 제품들이 강세였던 점에서 착안해 앞으로 남성 시계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까르띠에 하우스에서 100% 개발, 제작한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남성 전용 시계를 선보였으며, 국내에는 4월경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얇은 초박형 시계들도 주목을 끌었다. 두께가 2.45mm에 불과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울트라 씬’과 두께 2.35mm이 피아제의 ‘앨티티아노’가 대표 제품들이다.


예술적 미학이 녹아든 제품들도 전 세계 바이어와 시계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공예가들과 손잡고 시계에 예술혼을 담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350년 전통의 일본 교토 칠기 공예 회사 조히코와 함께 ‘메티에 다르-라 심볼리크 데 라케’를 선보였다. 소나무, 매화, 대나무 무늬로 표현한 제품들은 20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탄생했다. 반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 Arpels)은 조각가 올리비에 부쉐와 함께 다이얼에 정교한 예술품을 담았다. 다이얼 위에 다양한 색의 돌과 금속을 세공해 붙이는 방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풍경을 표현한 시계 3종, 일본 칠기 장인 하코세(Hakose)의 일본 풍경 시계 2종으로 구성된 ‘미드나잇 엑스트라오디너리’ 시리즈를 출시했다. 천재 시계 복원가 미셸 파르미지아니가 만든 파르미지아니(Parmigiani)의 뉴 부가티 라인도 200개가 넘는 다이아몬드로 화려함을 담았다.

결과적으로 2010 SIHH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아시아 시장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 점’이었다. 특히 중국 시장은 명품 시장 증가세 급증으로 명품 브랜드들의 주요 판매 시장이 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국내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명품 시계 브랜드들의 따끈한 신상품을 누구보다 빨리 전달하는 곳, 스위스 제네바 2010 SIHH 현장에서 출품한 19개 브랜드들의 고기능성, 미학을 담은 제품들을 보고 듣고 와 고스란히 MONEY 지면에 담았다.


제네바(스위스)=김가희 기자 holic@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