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규모 조직 개편 왜?

포스코가 본사와 출자회사들의 경영전략을 조율하는 전략기획총괄과 투자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성장투자사업부문을 신설한다.

본사와 출자사들의 기술 관리를 위해 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직도 도입하며 철강재 사업부문은 생산과 마케팅 조직을 통합하기로 했다.

중국 등 해외 경쟁국과 국내 업계가 고품질 철강 제품에 잇단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계열사 기술 시너지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포스코는 그룹 통합 경영 강화와 성장·투자에 초점을 맞춘 이 같은 조직 개편안을 지난 2월 25일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략기획총괄·기술총괄·경영지원총괄 등 3개 총괄 조직과 성장투자·탄소강·스테인리스 등 3개 사업부문 체제로 전환된다.

그동안 포스코는 재무투자·경영지원·마케팅·생산기술·스테인리스(STS) 등 5개 부문과 미래성장전략실 등으로 나눠 운영해 왔다.

사실상 그룹 체계로 전환해 23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를 컨트롤할 전략기획담당 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유상부 포스코 회장이 사퇴할 것으로 알려진 13일 테헤란로 포스코 본사 표정 
/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20030313
유상부 포스코 회장이 사퇴할 것으로 알려진 13일 테헤란로 포스코 본사 표정 /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20030313
신설된 전략기획총괄은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출자사 간 투자 조율,경영관리,인사, 혁신,리스크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그룹 통합 경영을 강화해 포스코 본사와 출자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기술총괄은 그룹 CTO 산하 조직으로, 기존 생산기술 통합 조직에서 기술부문을 독립시켰다.
출자사 간 기술 협력,기술 전략 수립,철강 원천 기술 확보,비철강 및 융·복합 연구·개발(R&D) 등의 업무와 함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포스텍(POSTECH) 등과의 산·학·연 협력체제 구축도 맡는다.

기술총괄 산하에는 포스코와 출자사 전반의 생산성 진단 및 연구·혁신·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전문 조직인 생산성연구센터도 들어선다.

경영지원총괄은 노무·교육·통합구매·사회공헌·법무지원 등을 맡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CTO는 포스코 고유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포스텍 등과 산·학·연 협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 비철강 사업 개발에 기술 원동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장투자부문 신설,공격 경영 전열 재정비

새로 만든 성장투자사업부문은 기존 재무투자부문에 속해 있던 투자 사업 조직을 떼어내 확대·개편한 것이다.

앞으로 포스코의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그린 필드(신규 공장 건설) 및 브라운 필드(소규모 기업 인수 후 투자) 투자,첨단 소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총괄한다.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앞두고 있어 무게가 더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성장투자사업부문 신설을 계기로 포스코 본사뿐만 아니라 출자사 전반의 통합 경영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2018년까지 연결매출 약 100조 원을 달성한다는 ‘포스코 3.0’ 체제에 걸맞게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계열사 전체와의 동반 성장을 한층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강사업부문은 현 스테인리스사업부문과 같이 생산과 마케팅을 통합하기로 했다.

포스코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탄소강 사업의 해외시장 경쟁력 제고,고객 대응력 확대,시장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조치다.

탄소강부문의 마케팅과 생산을 통합조직으로 개편한 것은 해외에서도 사례가 드문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내수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부문 안에는 수출기획그룹과 동남아 판매법인 등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직 개편의 취지를 살리고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직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매트릭스(Matrix)형 조직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트릭스형 조직 운영은 업무 특성상 협업이 필요한 조직 간에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상호 보고 체계 등을 구축해 전체 시너지를 높이는 조직 운영 방식이다.

포스코는 이번 조직 개편과 함께 본사 및 국내 23개 출자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의 기업 이미지(CI) 통합 작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