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사장

국내 최초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드증권이 최근 오프라인 영업을 확대하며 종합 증권사로 도약하고 있다. 자산관리(PB)센터 확충·선물업 인가 등을 바탕으로 금융 투자 업계의 리딩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특히 이트레이드증권은 작년 큰 변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온·오프라인 조화를 위해 인력 확충, 유상증자 등 종합 증권사로서의 기반 마련에 나섰으며 법인영업사업본부·IB사업본부·트레이딩사업본부·리서치지원본부 등 신설된 조직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이를 통해 이트레이드증권의 예탁 자산과 계좌 수는 각각 3조 원, 25만 개로 늘어났고 임직원 수도 300여 명으로 지난해 초 대비 190여 명 증가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남삼현 사장을 만났다.

최근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트레이드증권이 급성장하는 증권사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및 최근 실적은 어떻습니까.

작년 2분기까지 매출액은 130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6.6% 늘었습니다. 또 영업이익은 2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6%, 당기순이익은 1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8% 증가했습니다. 비단 재무 수치뿐만 아니라 1년 전 취임할 때보다 임직원 수가 100여 명에서 현재 300명 이상으로 3배가량 늘었습니다.

이 같은 급성장의 원인은 무엇인지요.

2008년 가을 취임하면서 신설한 IB·트레이딩·법인영업·리서치지원사업본부 등이 조기에 정착하며 수익을 창출해낸 게 컸습니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의 고른 수익 또한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PB센터의 문을 열었고 대규모의 인력 확충과 유상증자, 선물업 진출 등을 잇달아 추진하며 종합 증권사로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20% 달성과 영업수익 2000억 원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특히 선물 전문가로 시장에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트레이드증권의 선물업 진출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이미 국내 선물은 물론 지난 1월 22일부터 해외 선물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상시 거래할 수 있습니다. 해외 선물거래는 해외 주식 선물 전용 HTS인 씽글로벌을 통해 실시간으로 총 59개 상품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에서는 유선으로 LME(London Metal Exchange:런던금속거래소) 비철금속, LBMA(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런던귀금속시장) 귀금속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정보기술(IT) 시스템도 대폭 업그레이드해 전문가들이 많은 선물시장에서 점유율이 기존의 두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선물거래는 앞으로 증권사들의 큰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무역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서 리스크 관리의 주요 수단인 선물거래에 기업들의 관심이 작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온라인 기반 증권사인데도 PB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앞으로 PB센터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주식거래가 많은 중산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증권사 PB센터와 차별화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활용하며 소규모 자산가들에게도 차별 없이 다가가는 ‘실속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트레이드증권은 10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온라인 전문 증권사입니다.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고객에게 가장 저렴한 수수료로 최적의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경험과 역량이 있습니다. 탄탄한 고객 기반과 축적된 온라인 마케팅 역량은 쉽게 만들 수 없는 장점입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신규 인력의 비중이 매우 높아 타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우리만의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일 겁니다. 하지만 전 직원이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일에 뛰어들고 있어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증시는 어떨 것 같습니까. 이와 관련해 투자 전략은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상반기 중국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겁니다. 또 하반기에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달리 생각하면 그간 금융 위기로 인해 시행됐던 비상조치가 정상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증시에 주는 부정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입니다.

물론 각종 이벤트로 증시가 끊임없이 조정될 것이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고 봅니다. 이 중 한국 증시는 현재 저평가돼 있는 상태로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이 분명합니다. 실적이 호전되고 모멘텀을 탈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 전략을 갖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요즘 자사주를 갖는 게 CEO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CEO가 자사주를 사들인 기업들의 실적이 좋다는 게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사장님께서도 직접 유상증자에 참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요.

책임 경영 차원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도 이트레이드증권의 주식 가격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교 가능한 회사들이나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을 볼 때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최근 이트레이드증권의 실적은 전년 대비 탁월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적지 않은 투자와 함께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투자를 상대적으로 줄였다면 보다 많은 산술적 성과를 실현할 수 있었을 겁니다.

투자 수익은 사실 지금 판단할 만한 게 아니긴 합니다. 매각을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수치상으로 보자면 10% 정도 수익을 올렸습니다.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 궁금합니다. 혹 회사를 경영하면서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구성원 간의 신뢰를 특히 중요시합니다. 금융업에서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입니다. 또 신뢰가 있다면 서로간의 원활한 의사소통도 가능해져 회사 전체의 시너지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또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합니다. 어찌 보면 지금의 젊은 증권맨들은 불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또래는 수많은 실수를 해가며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업계는 이 같은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잠재력은 있지만 실수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단기적 성과보다 실수를 하더라도 도전적이고 넓은 시각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의적인 사기’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또 실수를 통해 배울 줄 모르는 이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열심히 회사를 성장시키고 효율적인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작년 한 해가 도약을 위해 발판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이 발판을 딛고 높이 뛰어오를 것입니다. 이와 함께 여러 임직원들과 함께 역동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남삼현 사장은…
1956년생. 82년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82년 LG투자증권 입사. 2000년 LG선물 관리본부장 및 영업본부장. 2005년 우리선물 대표이사. 2007년 한국선물협회 부회장, 기술경영학 박사. 2008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이사 사장(현).

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