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봉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일자리는 생존의 조건이고 생활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인간 안보 차원에서 일자리는 대단히 필요한 것이죠.”권대봉(58)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은 ‘인간 안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일자리는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를 이끌어 나가는데 가장 필요한 요소라는 것이다.2008년 9월 부임한 권 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일자리와 복지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신년 화두로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있어 한국직업능력개발원도 주목을 받고 있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국가 인재 개발 정책과 국민의 평생 직업 능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997년에 설립된 국무총리 산하 국책 연구 기관입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라고 하면 직업훈련소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교육하는 기관이 아니고 국가 인재 개발과 국민들의 평생 직업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입니다.정부의 국책 과제를 지원하는 국정과제센터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있죠. 대표적인 것이 마이스터고지원센터·진로정보센터·대학특성화지원센터·직업능력개발훈련평가센터입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네스코(UNESCO)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인적자원 개발과 직업교육 훈련 우수 사례를 보급하고 새로운 협력 분야와 지원 영역을 발굴하기 위해 유네스코 지역우수센터(UNESCO Regional Center)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상관없이 수능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교육 풍토와 이론 위주로 공부하는 대학 시스템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졸업만 하게 되죠.중·고등학교 때부터 진로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운영하는 직업 진로 정보망 ‘커리어넷(www.c areer.go.kr)’은 학생들의 진로 개발과 지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이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활성화할 계획입니다.대학에서 실질적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기업과 대학 간의 산·학 협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성균관대는 캐나다 워털루대를 벤치마킹해 산·학 협력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산·학 협력이 잘 되려면 틀을 바꾸고 판을 바꿔야 하는데 틀을 바꾸지 않은 채 판만 바꾸려고 했기 때문이죠. 틀을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어 4개월은 학생들이 이론 학습을 하고 또 4개월은 현장 학습을 한 후 다시 4개월은 현장학습을 토대로 한 이론 학습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해지려면 기업과 대학 모두가 변해야 합니다. 방학 때만이라도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받아들이는 기업은 별로 없죠. 이러한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이것은 일자리 창출로 가는 또 하나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또한 교육과정이 주로 취업 위주로 돼 있는데, 창업 쪽의 교육과정도 필요합니다. 창업 인턴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그 원인 중 하나는 인턴십을 대부분 대기업에서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인턴을 받은 학생들은 중소기업이 눈에 들어오지 않죠. 중소기업도 인턴십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 교육청이 움직여야 해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자치단체가 긴밀히 협조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이와 함께 사고방식도 실용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면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고등학교만 나와도 잘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등학교와 기업의 산·학 협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해부터 마이스터고 육성 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직업교육 시스템을 강화하고 진로 준비 능력 개발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육성한 사업이죠.마이스터고는 유망 분야의 특화된 산업 수요와 연계해 영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고 졸업 후 우수 기업 취업, 특기를 살린 군복무, 직장과 병행 가능한 대학 교육을 통해 최고의 기술 명장(Meister)을 육성하는 학교입니다.‘한국형 마이스터고 50개교 육성’은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창의적 기술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8년 9개교, 작년 12개교를 마이스터고로 선정했으며 2차 지정 학교는 올 3월에 개교할 예정입니다.앞으로 마이스터고는 최상의 기술교육 환경에서 전문가들이 최고의 기술 인력을 육성하고 산업체와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우수 기업에 취업하게 해 해당 분야의 기술 명장(Meister)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2009년 4월에 설치, 운영 중인 ‘마이스터고지원센터’는 각 학교가 준비하고 운영에 필요한 연구, 모니터링, 컨설팅 지원이 순환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은퇴한 사람들은 실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력이 대단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능력을 재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할 때입니다. 현재 수준별로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방과 후 프로그램’은 방과 중에 해결해야 하고 ‘방과 후’에는 전문 인력들이 특기 적성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돌봐야 합니다.현장에서 전문직으로 종사했던 사람들이어서 아이들이 더욱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들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도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죠. 이러한 시스템은 고령화 문제와 저출산 문제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인성 발달에도 도움이 돼 일석삼조입니다. 이 안건을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안하고 있는 상태입니다.지금까지는 국가와 국민의 차원에서 직업 능력 개발을 해왔다면 앞으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세계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해외 유관 기관의 협력과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우리나라를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세계 교량 국가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동안 쌓은 직업교육 훈련 분야의 노하우를 전파하고 선진국과의 교류도 강화해 세계 수준의 일류 연구 기관으로 도약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우선 선진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완해 나가며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선진국에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업이 무엇인지, 또 우리나라에는 있는데 후진국에 없는 직업은 무엇이고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면밀히 분석한 후 데이터를 제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입니다.1952년생. 78년 고려대 교육학과 졸업. 89년 미국 미시간 주립대 철학박사. 95년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2003년 전경련 국제경영원 이사. 2004년 고려대 교육대학원장. 2005년 고려대 사범대학장. 2008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현).대담= 김상헌 취재편집부장정리=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