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점포 탐구-‘참숯바비큐’ 전문점
바비큐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매캐한 숯불 연기와 함께 가족들이 둘러싼 정원의 한쪽이나 주말의 펜션 풍경 정도가 아닐까 싶다. 왠지 도심의 풍경보다는 한적한 전원이나 주택의 마당과 연결돼 느껴지는 여유가 연상되는 바비큐도 역시 프랜차이즈화 바람이 시작됐다.그것도 도심 속 곳곳에서 배달까지 하는 대중화한 모습으로 말이다. 이제는 프랜차이즈로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된 BBQ, (주)제너시스의 ‘참숯바비큐’는 참숯을 이용한 본격적인 정통 바비큐를 표방하고 나선 브랜드 점포다. 화덕의 설치와 관리 문제로 점포 규모와 입지 선정에 곤란을 겪던 바비큐를 어떻게 도심으로 끌고 와 대중화했을까. 그리고 ‘BBQ=치킨’이라는 소비자의 공식을 탈피해 정통 바비큐점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도심 상권의 소비자들도 바비큐 메뉴를 꾸준히 소비해 왔다. 치킨점의 경우 오븐 구이 시장의 성장으로 굽는 치킨이 배달 시장에서 크게 자리를 잡았고 그릴을 이용한 직화구이점 역시 출점해 있기 때문이다. 일부 화덕을 갖춘 구이 전문점도 중대형 점포로 외곽이 아닌 상권 내로 들어오긴 했지만 참나무를 직접 때는 방식의 화덕은 여전히 설치에 한계가 있어 중소형 점포로 확장되지는 못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유명한 바비큐 점포들의 입지가 주로 등산로 초입이나 외곽의 자동차 접근 가능 상권들인 것에 기인한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통 화덕 바비큐점은 외곽의 대형 점포로, 상권 내의 중소형 점포는 오븐이나 그릴 직화형으로 양분되었다.‘참숯바비큐’의 경우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스페인의 기술을 도입해 독자적인 브로일러를 통해 정통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시키겠다는 포부다. 섭씨 500도의 숯불 브로일러를 점포 전면이 아닌 주방 내에 설치해 연기 없는 직화구이 점포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릴이 점포 전면이나 테이블이 아닌 주방 내에 있어 숯 분진이 날리는 한식 바비큐와 다르다.매장 내 테이블에 환기구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돼 매장이 쾌적한 편이고 인테리어의 공간 활용도도 좋다. 간판에서 완전히 BBQ와의 연결점을 떼지 않았기 때문에 치킨점이라는 기존의 인식이 있는 편이지만 메뉴에서는 치킨 외에 양갈비·폭립바비큐·새우·소시지 같은 구이 메뉴들을 통해 바비큐 전문점이라는 느낌을 준다. 주류 역시 맥주 일색이던 치킨 호프와 달리 와인을 구비해 차별성을 주려는 시도가 강하다. 메뉴 중 하나인 폭립바비큐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로 배달 전문점들에서 심심치 않게 배달을 욕심내던 메뉴였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폭립바비큐는 오븐에 구운 치킨의 사이드 메뉴로는 성공이 어려웠지만, 숯불에 구워 내보내는 경우에는 데워도 숯불 고유의 냄새가 남아 있어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기존의 치킨 호프점 콘셉트라면 언제나 포화 상태로 꼽히는 레드오션이지만 브랜드 네임을 업고 간다면 오히려 큰 위험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참숯바비큐’는 기존의 치킨 호프가 아닌 새로운 주점의 형태로 블루오션을 열어야 중소형 점포 창업계의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이미 상권에 밀집해 있는 치킨 호프점들과 일치하지만 차별화된 색깔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집스럽게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 카페형 통유리로 구성한 익스테리어와 바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요소들이 시각적인 힘을 실어주지만 대중화를 위해 99㎡ 이하의 소형 점포를 출점할 경우에도 이런 이미지와 콘셉트를 고스란히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통일된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역세상권과 주거 상권 모두 동일한 브랜드 점포로 통일성을 주는 것이 시작하는 브랜드의 공통된 과제가 아닐까 싶다. 특히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는 ‘참숯바비큐’의 경우 홀과 딜리버리 매출이 혼합된 형태의 매장들이 대부분이기에 딜리버리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와인이 있는 대중적인 바비큐 전문점이라는 새로운 주류 공간이 그 어느 상권에나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주거 상권의 경우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므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골고루 만족을 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같은 구이 메뉴라도 양념을 달리해 일반 구이와 매운 양념, 그리고 크림소스로 다양화해 메뉴가 특정 소비층에 편중되지 않도록 한 것은 어느 상권에나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하는 대중 점포로서의 노력이다.천편일률적인 창업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반갑다. 새로운 시도가 안정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날씨가 풀리면 창업 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펼 때다. 소비자에게는 새롭고 창업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것이 얼어붙은 소비와 시장을 녹이는 봄기운이다.---------------------------------------------------------------------------------------------- l 전통적으로 치킨 호프점이나 주점들의 입지 선정에서 중요하게 꼽던 것이 바로 전면에 ‘야장을 깔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되는가?’하는 것이다. 작은 점포라도 전면에 4~6개의 야외 테이블를 놓을 수 있다면 점포 규모가 30㎡쯤 넓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이제는 커피 전문점을 필두로 거의 모든 업종에서 전면 테라스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신규 분양하는 1층 상가들은 아예 유럽식 테라스 확보를 내세울 정도다.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에서는 전면 공간의 겨울철 활용이 어렵기는 하지만 주점 점포의 경우 야장 설치가 가능한 주점과 그렇지 않은 점포의 여름 매출이 크게 벌어지므로 어느 시기에 창업을 하든 전면 공간의 확보 가능 여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자기 점포 앞의 공간이 협소하더라도 이웃 점포의 업종이 판매점이어서 야간에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 뜻밖의 공간을 더 얻을 수도 있으니 섣불리 전면 활용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30㎡ 이하의 소형 딜리버리 위주의 배달 매장이라면 더더욱 전면 공간 활용 여부가 중요해진다.치킨·피자 같은 배달 업종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언제든지 새로운 경쟁점의 등장으로 매출의 등락을 겪게 된다. 이때 매출을 100% 배달에만 의존하고 있을 경우 매순간 위기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야외 테이블을 통해 적절한 홀 매출이 지속된다면 위기를 넘기고 경쟁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작은 점포지만 배달 매출과 홀 매출이 결합된 형태의 매장이 진입 장벽이 낮은 시장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보통 3㎡당 150만 원 안팎으로 형성되는 인테리어 비용도 생계형 소자본 창업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별한 인테리어 비용 없이 점포 규모를 키워주는 ‘전면 공간’이야말로 한 푼이 아까운 때 수익 창출의 숨은 공신이 되어 줄 것이다.이재영 김앤리컨설팅 대표 jy.lee200@gmail.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