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인구 80명당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업소가 1개씩이라는 통계 자료를 봤다. 굳이 통계 근거까지 내세우지 않더라도 직장·학교·주택가 등 우리 생활공간 어디에나 말 그대로 식당들이 즐비하다. 물론 정상적인 외식업 형태로 구분되는 업소는 다소 적을 수는 있지만 이 숫자는 유례없는 포화 상태를 뜻한다. 외식의 메카라고 불리는 뉴욕보다 면적으로만 놓고 봤을 때 국내 식당의 수는 7배에 달한다고 한다.필자가 예전부터 여기저기서 자주 듣던 말이 “나중에 퇴직하고 할 것 없으면 식당이나 하지”인데,‘식당이나’로 표현할 만큼 외식업 자체가 기타 업종에 비해 전문 지식이 얕더라도 진입이 다소 쉽다는 인식 때문이다.진입이 쉬운 만큼 실패도 클법한데 수도 없이 생겨나는 식당 수와 문을 닫는 식당 수가 대동소이하다는 통계는 무엇을 뜻할까. 필자의 생각에 이러한 현상은 ‘누구나 외식업을 할 수 있어도 아무나 잘하기는 힘들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외식 업소를 운영할 수 있을까.성패의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배워 온 대로라면 ‘삼원준수’가 실패를 줄이고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다. ‘삼원(三元)’이란 필자의 아버지가 지난 33년간 운영해 오신 전통 한식 전문점 ‘삼원가든’의 앞 두 글자다. 당신의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이 이름을 지으셨단다. 삼원이란 세 가지 으뜸을 뜻한다. 청결(Cleanliness)·친절(Service)·맛(Quality)이 그것이다. 외식업의 모든 것이자 오너의 경영 철학을 담은 정수(精髓)다. 동네의 작은 분식점에서 대규모 브랜드까지 외식업 종사자나 경영자라면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가 미흡하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임과 동시에 실패의 지름길로 들어서는 것임을 잘 알 것이다.외식업에서 통상적으로 강조하는 QSC(Quality·Service·Cleanliness)와 순서만 빼고 뭐가 다르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바로 그 순서는 아버지가 33년간 삼원가든을 한국 대표 음식점으로 키워내신 ‘왕도(王道)’다.고객이 식당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되는 것은 바로 내·외부 시설일 것이다. 정갈하게 세팅된 식기류, 식탁과 장식들 등 청결한 분위기를 먼저 접하고 직원의 서비스를 받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그 식당의 음식을 먹게 된다.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세 가지 모두가 중요하지만 굳이 C를 앞세우는 이유다. C(청결)에 만족할 수 없다면 고객은 그냥 가버릴 수도 있다. S(친절)나 Q(맛)를 제공하고 평가 받을 기회조차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외식업 종사자들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가끔은 우리 종사자들이 의사만큼이나 중요한 일을 한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건인 음식이고, 우리의 상품이 고객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아주 깨끗한 작업 공간에서 개인위생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 요리할 때에만 그만큼 안전한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다루는 사람들이야말로 필자가 강조하는 C, 청결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요즘처럼 공중위생이 강조되는 때 외식 업계가 당연히 책임감을 갖고 중요시해야 하는 덕목일 것이다.사업장의 위치·마케팅·인테리어 디자인 등 외식업의 성공 요인들은 분명 다양하다. 그렇지만 높은 수준의 CSQ가 선결되지 않는다면 그 사업장의 롱런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청결·친절·맛, 이 세 가지가 외식업 성패의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은 당연하다. : 1980년생. 2004년 미국 뉴욕대(NYU) 호텔경영학과 졸업. 2004년 삼원가든 경영지원팀. 2007년 일식 요리 전문점 퓨어(PURE) 오픈. 2007년 외식 전문 기업 ‘SG DINEHILL’ 대표(현). 2010년 SG 다인힐 5개 브랜드 론칭, 7개 점포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