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생생 토크 - 지방선거, 내 고향에선 누가 뛰나 ②영남권

영남은 ‘한나라당 공천=당선’으로 여겨져 온 그야말로 여권의 텃밭이다. 출마 후보들이 한나라당 공천을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영남권에서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진원지는 박근혜 전 대표다. 박 전 대표의 연고지인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상당수 친박계 의원들이 포진한 부산·경남·울산까지 “한나라당 공천이 안 되면 친박연대에 공천을 신청하겠다”는 후보가 적지 않다. 한나라당으로선 지난해 재·보선에서처럼 ‘집안싸움’이 재연될까 이래저래 고민이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박맹우 울산시장, 김태호 경남지사는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일제히 3선에 도전한다. = 허 시장은 출마를 이미 공언한 상태다. 부산 발전을 위해 부산시장의 경륜이 절실하다는 명분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 지역의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서병수 의원, 친이(친이명박)계 중진인 정의화 최고위원, 안경률 의원 등이 출마의 뜻을 접으면서 허 시장의 재공천 가능성이 높다. 최재범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부회장(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김칠두 전 산업자원부 차관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야권에선 친노(친노무현)계 인사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 조경태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경남지사는 김태호 현 지사가 출마 의지를 굳혔다. 박완수 창원시장과 황철곤 마산시장도 한때 도지사직에 관심이 있었지만 현재는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마창진(마산·창원·진해)의 초대 시장으로 진로를 틀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원경 전 행정안전부 차관도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리틀 노무현’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강병기 전 민노당 최고위원도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나라당의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당내 경선은 모두 ‘리턴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당내 경선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에게 각각 패배했던 서상기 의원(대구시당 위원장)과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차관급)의 재도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박계인 서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에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낮은 지지율과 경기고 출신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 여부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야권에선 당선 가능성이 낮아 후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야권의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측은 “전혀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윤덕홍 최고위원은 “아직 당과 상의하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친노 성향의 국민참여당에선 김충환 전 대통령비서관이 “대구에 반드시 후보를 내야 한다”며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시장보다 서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의 대체적인 분위기다.경북지사는 친박계인 김관용 현 지사의 아성을 친이계인 정장식 공무원교육원장이 무너뜨릴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정 원장은 이미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에서는 권오을 전 의원도 거명된다. 야권에선 박명재 전 행자부 장관이 거론되지만 박 전 장관은 “현재로선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이준혁 한국경제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