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 우리 조직에 ‘어떻게’를 생각할 줄 아는 인재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의 출발은 단순하다. 미래의 경쟁력은 ‘어떻게’의 방법론이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20세기까지는 주로 ‘무엇’과 관련된 것들이 지배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웠는지가 중요했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해 온 사람인지가 중요했다.하지만 이제는 같은 것을 배우더라도 ‘어떻게’ 배웠는가가 중요하고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어떻게’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원천이기 때문이다.‘어떻게’는 문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해 독창적인 해결 방법을 만드는 과정이며, 또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이 해결 방법을 만드는 과정을 ‘창조성’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어떻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무엇’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이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누가 잘 외우나’, ‘누가 잘 따라하나’를 통해 ‘무엇’을 위주로 배워 온 사실이 그 이유다.그렇다면 ‘어떻게’로부터 만들어지는 창조성은 어떨까. 불행하게도 창조성이 뛰어난 관찰력, 형상화 능력, 유추 능력, 패턴 인식 능력, 입체화 능력, 직관과 통합력 등으로 구성된다는 연구가 최근에 이뤄졌다는 것이 전부다.그런데 놀라운 것은 창조성 연구에서 강조하는 중요한 공통분모가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창조성의 ‘학습’이다. 창조성은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학습을 통해 빠른 속도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여기서 ‘학습(學習·Learning)’은 교육에서 말하는 ‘교수(敎授·Teaching)’의 관점과는 반대다. 학습하는 사람은 스스로의 시각과 행동의 변화를 만드는 주체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꿔 생각해 보면 창조성은 ‘무엇’을 중심에 둔 교수 방법에 따라 훼손된 것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계발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창조적 인재를 위해 어떤 것들을 바꾸고 가르쳐야 할까.첫째, 관점의 전환이다. 임직원들을 가르쳐야(Teaching)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이미 우리 기업,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임직원들은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 최고를 만드는 사람들을 기업에서 ‘무엇’을 가르쳐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다. 오히려 그들에게 절실한 것은 창조적 사고의 시간과 공간이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학습(Learning) 자원의 지속적인 공급이다.둘째,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잘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배울 준비가 된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경쟁자에게서 배우고, 동료에게서 배우고, 심지어는 실패에서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물론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마지막으로 ‘학습은 살아 숨 쉬는 것과 함께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1등이 무너지는 순간은 안주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항상 일깨워 줘야 한다. 일상적인 것들이 아무런 의미 없이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 사람과 조직은 이미 마지막이 가까운 것이다.화가로 창조성을 보여준 재스퍼 존스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했다.“내 작업은 눈에 익숙한 것들을 내가 어떻게 보는 지를 ‘보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 1970년생. 95년 연세대 교육학과 졸업. 95년 현대그룹 인재개발원 기획팀. 99년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인재개발팀. 2006년 현대경제연구원 유소사이어티(Usociety)사업실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