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T 업계 주요 이슈
경기 불황으로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던 정보기술(IT) 업계가 최근 경기가 살아나면서 하반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PC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7’과 애플의 ‘스노 레퍼드(Snow Leopard:맥 OS X 10.6)’가 각각 같은 시기에 출시되는 것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다. 애플 스노 레퍼드는 8월 말, 윈도7은 오는 10월 각각 나올 예정이다.PC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윈도7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07년 1월 출시된 윈도 비스타가 ‘창(Window) 밖의 비스타’라는 말을 들을 만큼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얻은 것을 이번에 출시하는 윈도7으로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도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PC 부문에서 스노 레퍼드로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PC 부문 이외에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부문에서는 애플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가 늘고 있다.MS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윈도 비스타는 성공하지 못한 운영체제다. 너무 욕심이 많았던 것일까. 다양한 기능을 앞세우며 홍보했지만 출시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윈도 비스타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느린 속도와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아마 MS가 PC 업체들에 기본 사양으로 윈도 비스타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윈도 비스타는 현재 보급률보다 한참 떨어졌을 것이다.이에 따라 MS는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윈도7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다. 6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 윈도7이 기존 윈도 비스타와 달라진 점은 우선 덩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윈도 비스타처럼 무겁지 않기 때문에 더 낮은 사양에도 원활하게 작동하며 여러 가지 신기능도 추가됐다. 멀티 터치 인식, 필기 인식, 음성 인식 등을 지원해 태블릿 PC에 최적화됐으며 인텔이나 AMD의 여러 가지 코어 CPU를 사용할 때 향상된 성능, 보안과 멀티미디어 기능도 강화됐다.갈 길이 바쁜 MS에 비해 애플은 느긋한 상황이다. 윈도7처럼 완전한 변화가 아니라 기존 운영체제 레퍼드에서 업그레이드된 수준이라고 하지만 전 세계 맥 사용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팟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매킨토시 사용자도 증가하고 있다.스노 레퍼드의 특징은 빠르고 쉬워졌다는 것이다. 맥 사용자뿐만 아니라 윈도 운영체제에 익숙한 사람도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편리해지고 호환성도 높아졌다. 주요 특징은 64비트 지원,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퀵타임 X 탑재, 빠르고 편리해진 웹브라우저 사파리4, 거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까지 지원해 e메일, 일정, 주소록 등을 인터넷으로 공유할 수 있다.전 세계 PC 운영체제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MS이지만 인터넷 검색엔진 부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0년 초기 핫메일 사용자를 검색엔진으로 끌어들여 인터넷 서비스도 주도권을 잡는가 싶었지만 여전히 MSN은 PC에 윈도를 새로 설치했을 때만 딱 한 번 접속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MS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내놓은 서비스가 ‘빙(www.bing.com)’이다. 빙은 빌 게이츠 이후 MS를 이끌어 온 스티브 발머가 야심차게 내놓은 검색엔진으로 지난 6월 시작된 따끈따끈한 서비스다.빙은 MS 라이브 서치와 2008년 인수한 파워서치 기술을 결합했다. 기존 MSN과 달리 검색창 이외 다른 광고나 서비스는 보이지 않게 디자인해 간편하게 만들었다. 독특한 것은 매일 다른 배경화면을 제공하는데 세계 유명 유적지 및 다양한 문화유산, 도시 등을 보여줘 검색을 하지 않고도 매일 접속하는 것만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특히 광고와 정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것에 대해 검색 결과를 단순화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여기에 검색 뒤 해당 제품 또는 품목에 대해 각 사용자들의 평가와 의견을 더해 검색 신뢰도를 높였으며, 검색 결과를 페이스 북 또는 e메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MS는 야후와 협력을 통해 구글을 능가하는 검색엔진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아직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실 업계에서는 빙의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구글과 야후 등 이미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업체들이 있으며, 기존 검색엔진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빙으로 옮겨야 할 만한 큰 매력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구글이 그렇듯 인터넷 사업은 분위기가 중요하고 후발 주자가 따라잡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부문보다 짧은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IT 업계를 주도하는 MS이기에 빙의 성공 여부를 아직 판단할 수는 없다.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는 그동안 ‘스타’에 목말라 있던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존 블로그 서비스를 축소해 짧은 단문으로 블로깅을 할 수 있게 만든 마이크로 블로그들은 PC 대신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블로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의 장점은 즉시성과 단순함이 장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업체들은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e메일과 비밀번호, 간단한 몇 가지 사항만 체크한 뒤에 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형식에 상관없이 짧은 단문을 이어서 쓰는 것으로 대부분 신변잡기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상 속의 사소한 일들이 회원들의 공감을 얻고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낸다. 즉시성과 단순함은 인터넷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회원들 간의 ‘관계(Relationship)’를 맺어준다.한 가지 주제에 대해 사용자들끼리 주고받은 짧은 정보의 흐름은 그 주제를 다양한 방향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해외에서는 트위터, 국내에서는 미투데이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런 잠재력을 알아챈 NHN은 미투데이를 올 1월 22억여 원에 인수했다. NHN은 미투데이에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빅뱅, 2NE1 등 스타들을 활용하고 네이버와 연계해 가입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하지만 일부에서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는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 블로그 업체들은 회원 수가 많아지면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애플은 아이팟, 아이폰의 인기에 힘입어 PC에서도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OS 분야의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윈도7’을 내놓을 계획이다. 애플OS ‘스노 레퍼드(아래)’와 MS ‘윈도7(위)’이 올 하반기에 맞붙을 예정이다.고속도로에 하이패스 차로가 늘어나면서 하이패스 단말기 구입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고속도로 및 유료 도로를 무정차 통과할 수 있는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은 지난해 188만 대에서 올해 300만 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하이패스 단말기는 종류도 많고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고르는 것이 쉽지 않다. 체크해야 할 부분은 하이패스 차로를 통과할 때 단말기가 통신하는 방법이 주파수(RF)와 적외선(IR)으로 구분된다는 점이다. 각사는 자신들이 쓰는 방식이 우월하다고 하지만 실제 사용상 큰 차이는 없다. 이보다 전원을 시가 잭에서 공급받는 제품인지,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인지가 더 중요하다. 최근 하이패스 차로에서 난 운전자 사망 사고도 꺼진 전원을 연결하기 위해 정차하다가 발생했기 때문에 업체들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을 늘리고 있다. 요금 충전 방식에 따라 선불제와 후불제로 나눠지는데 요금이 부족해 정차해야 하는 필요가 없는 후불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국내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은 20여 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서울통신기술, 아이트로닉스, AITS 세 업체가 두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무난하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