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경제 위기’

●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김광수경제연구소/ 312쪽/ 1만3000원지난해 한국 경제 최고의 스타는 아마도 ‘미네르바’일 것이다. 인터넷 글 하나로 정책 당국을 궁지로 몰아넣은 이 30세 청년 무직자는 황혼에 날아오르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부엉이처럼 갑자기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섬뜩한 불안 속에서 화려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이제 미네르바는 없다. 긴급 체포와 구속, 석방을 거치면서 그는 본명을 되찾았고 미국 유학을 꿈꾸는 평범한 젊은이로 돌아왔다. 요즘 스포츠 신문에 실리는 그의 칼럼에선 예전 같은 ‘포스’를 느끼기 어렵다.하지만 미네르바는 작은 선물도 남겼다. 이른바 ‘대중적 경제 상식’이 완전히 틀린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다. 복잡한 경제 현상 속에서 바로 그 진실을 찾아내는 것은 학위로 무장한 소위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미네르바는 잘 보여줬다. 오히려 그들은 진실을 찾아내는데 무능하고, 진실을 감추는 데만 유능할 뿐이다.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은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어떤 이해관계에도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경제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을 열광하게 하는 마지막 ‘아이콘’이다. 어찌 보면 ‘재야 경제학 고수’의 원조는 미네르바가 아니라 김 소장이다. 미네르바는 혜성처럼 등장해 단숨에 큰 명성을 누리다 사라졌지만 김 소장은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10년 가까이 꾸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김 소장이 던지는 메시지의 힘은 핵심을 찌르는 통계와 잘 단련된 논리에서 나온다. 그는 우리가 수없이 보아 온 통계를 절묘하게 가공해 사태의 핵심에 곧장 다가서도록 만든다. 처음 그의 글을 읽으면 약간은 딱딱하고 공문서 같은 문체에 촌스럽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러나 곧 복잡한 수치와 용어들을 관통하는 묵직한 논리에 감탄하게 되고, 그 안에 담긴 순수한 열정에 감동하게 된다. 김 소장의 네 번째 글 모음집인 이번 책에서도 이런 매력은 변함없다.정부의 어리석은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은 오히려 전보다 훨씬 신랄해졌다. 김 소장은 경기를 부양하려면 한국 경제의 미약한 성장 잠재력을 소진시키는 엉터리 정책 대신 차라리 50조 원을 100만 명에게 현금으로 5000만 원씩 나눠 주는 게 훨씬 빠르다고 일갈한다.1.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안철수 지음/김영사/1만900원2.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3.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안철수 지음/김영사/1만900원4. 넛지/리처드 탈러 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5. 슈퍼 개미의 투자 비밀/최명수 외 지음/한국경제신문/1만3000원6.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유정아 지음/문학동네/1만3000원7.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8.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9.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이시형 지음/중앙북스/1만3000원10.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최진기 지음/한빛비즈/1만8500원이도운 지음/무한/428쪽/2만6500원최근 세계로 번져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혁명, 환경 혁명에 대한 생생한 현장 보고서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일간지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저자가 그린 비즈니스 분야의 세계 최고 기업과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변화의 현장을 담은 각종 사진과 글로벌 리더들의 심층 인터뷰가 흥미롭다.최종학 지음/원앤원북스/380쪽/1만7000원한국 기업의 최근 사례로 쓴 회계학 입문서다. 최고경영자(CEO)들이 회계 정보를 활용해 어떻게 큰 그림을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혹은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오래된 해외 사례 중심에서 탈피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수년째 논란이 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서도 흥미로운 분석을 보여준다. 저자는 홍콩과기대에서 6년 연속 최고강의상을 수상했으며 서울대 최초로 우수연구상과 우수강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엘리자베스 커리드 지음/최지아 옮김/쌤앤파커스/376쪽/1만2000원뉴욕은 첨단 유행 도시다. 예술과 자본을 교묘하게 연결하고 창의성을 산업으로 키워 부를 창출해낸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의 시스템을 분석한다. 뉴욕의 아티스트와 유명 디자이너 등 유명인 100여 명을 인터뷰해 펄떡이는 크리에이티브의 현장을 전한다. 클럽에서 이뤄지는 비즈니스, 파티에 열광하는 뉴요커들, 유명 패션 브랜드의 탄생 비화 등 뉴욕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가득 담았다.이현 외 지음/글담출판사/288쪽/1만1800원잃어버린 ‘나’를 찾아나선 대한민국 아저씨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중년의 허망함과 쓸쓸함을 털어버리고 자신만의 꿈과 낭만을 찾아 록밴드를 만들고, 자전거로 유럽 일주를 하고, 인기 블로거가 되고, 요트를 즐기는 8명을 인터뷰했다. 새로운 삶을 찾고 싶어 하는 중년들을 위한 처방도 함께 제시한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