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슈퍼마켓 격전, 최후 승자는?

오후 5시. 잠실역 인근에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는 주부들로 인산인해였다. 분주한 모습 속에 눈에 띄는 것은 그들 손에 있는 비닐봉지들. 홈플러스, 롯데슈퍼 등 비닐봉지에 적힌 상표명은 제각각이었다.알아보니 잠실역 인근에는 슈퍼 슈퍼마켓이 세 개나 입점돼 있었다. 롯데슈퍼는 잠실역 7번 출구 롯데캐슬 골드 지하 1층, 홈플러스는 8번 출구, GS수퍼마켓은 주공 5단지 방향에 위치해 있었다.이처럼 한 지역에 슈퍼 슈퍼마켓이 두 개 이상 입점돼 있는 곳이 서울에는 제법 많다. 슈퍼 수퍼마켓 기업들이 경쟁하듯 빠르게 확장했기 때문이다. 슈퍼 슈퍼마켓(Super Super Market:SSM)이란 슈퍼마켓보다 크고 대형 유통점보다 작은 소매점을 이르는 말이다.실제 롯데슈퍼는 2007년 79개점에서 2008년에는 110개점으로 확대, 현재는 141개점을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4년 중계점을 시작으로 2년 만에 3배 가까이 확장해 2008년에는 111개점, 현재는 156개 점포가 전국에 뻗어 있다. GS수퍼마켓은 현재 118개가 운영 중이며 하반기에는 약 10개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슈퍼 슈퍼마켓 기업 간의 경쟁 전략이 치열하다.특히 4년 만에 업계 12위에서 2위로 등극, 1위를 차지하려는 홈플러스는 의지를 불태운다. 포인트 적립 등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 소싱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홈플러스가 주택가 또는 도심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주부들을 위해 소포장용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한편 편의 상품도 늘릴 예정이다. 매장 구성 또한 점포 규모 및 상권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홈플러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편리한 쇼핑 환경에서 필요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홈플러스의 목표인 만큼 점포 크기, 상품 구성 등을 고객 니즈에 맞도록 체계화할 것”이라며 “현재 전체 매출액 중 26%를 차지하고 있는 PB(Private Brand) 상품 매출을 2012년까지 40% 이상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이마트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마트는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고품질 가격 주도형 자체 개발 상품(Private Label:PL)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동종업계 간 획일화된 상품 구성과 가격, 서비스, 프로모션의 동질화 현상을 깨뜨려 고객 로열티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PL은 기존 제조업체 상품(National Brand:NB)에 비해 가격이 20~40%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9%대였던 PL 비중을 올 연말까지 23%대, 오는 2017년까지 3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롯데슈퍼와 GS수퍼마켓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롯데슈퍼는 신선한 식품을 확보하기 위해 산지 직거래를 늘리고 있다. 각 지역단체들과의 산지 협약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직송 상품으로 신선하게 공급하는 게 목적이다.롯데슈퍼 관계자는 “점포 인근(배달 가능 지역)이면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무료 배달을 시행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 9개점을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현재 경기 강원 전북 전남 등 6개 광역지자체, 안성 울릉 영주 무안 남원 등 8개 기초지자체와 판매 협약을 맺고 지역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GS수퍼마켓은 지자체와의 판매 협약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자체 상품 판매는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식품을 판매하고 지역에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윈-윈(WIN-WIN) 마케팅으로 GS수퍼마켓이 자신 있게 내놓은 전략 중 하나다. GS수퍼마켓은 또한 유기농 과일과 야채의 구색을 늘리고 상온에서 보관해도 되는 달걀을 냉장 판매하는 등 백화점 수준으로 상품의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서비스에서도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서비스가 우수한 직원을 정기적으로 포상하는 등 서비스 교육을 강화하 데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GS수퍼마켓 관계자는 “업계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차별화 전략을 강력히 세워 경쟁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